○上御東閣에 御史中丞章溢學士陶安等侍러니 因論前代興亡之事라
上曰 喪亂之源은 由於驕逸이라 大抵居高位者易驕하고 處逸樂者易侈한대 驕則善言不入而過不聞하고 侈則善道不立而行不顧하니 如此者未有不亡이라
今日聞卿等論此하니 深有儆於予心이라 古者는 今之鑑이니 豈不信歟아하다
태조가 동각東閣에 행차했을 때 어사중승御史中丞 장일章溢과 학사學士 도안陶安 등이 시종侍從하였는데, 인하여 전대前代의 흥망성쇠에 대한 일을 논하였다.
태조가 이르기를, “상란喪亂의 근원은 교만驕慢과 안일安逸로 말미암는 것이다. 대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교만하기 쉽고 한가하고 편안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사치스럽기 쉬운데, 교만하면 선善한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아서 허물을 들을 수 없고 사치스러우면 선善한 도리가 정립되지 않아서 행실을 돌아볼 수 없으니, 이와 같은 사람은 패망敗亡하지 않은 적 없었다.
오늘 경들이 흥망성쇠에 대해 논하는 말을 들어보니 매우 내 마음에 경계가 되었다. 옛날은 오늘의 거울이니,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