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年春正月에 帝謂宰相曰 朕覽史書하야 見晉高祖求援于契丹하야 遂行父事之禮하고 仍割地以奉之하야 使數百萬黎庶陷于戎狄하고 馮道趙瑩이 位居宰輔어늘 皆遣令持禮하니 屈辱之甚也라
戎狄貪婪하니 啗之以利可耳어니와 割地甚非良策이라 朕每思之에 不覺嘆惋이라
他日又曰 近代以來로 政理隳紊이 無如晉漢兩朝하니 百姓未納王租는 先遭率斂하니 縣中官吏 歲有年常之求하고 鎭將人員이 時爲乞索之局하야 鄕胥里長이 更迭往來하니 嗷嗷烝民이 何所告訴리오
欲望天道順和나 其可得乎아 近年以來로 頗革此弊하야 臣僚守法하고 兆民舒泰하니 雖未能還淳返朴이나 亦可謂之小康矣라 每念百姓寒耕熱耘하야 營求衣食하니 國家若非贍養軍旅면 兩稅亦不忍催督이온 而況非理誅剝乎아
宋琪等對曰 陛下恤民求理하사 取鑑晉漢하시니 天下幸甚이로소이다
옹희雍熙 2년(985) 봄 정월에 태종이 재상에게 이르기를, “짐이 역사서를 보다가
풍도馮道와
은 재상의 지위에 있었는데도 모두 보내서 예를 행하게 한 일을 보니 굴욕이 심한 것이다.
오랑캐는 탐욕스러운 자들이므로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꾀는 것은 괜찮지만 땅을 떼어주는 것은 좋은 계책이 전혀 아니다. 짐이 매번 생각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탄하곤 한다.” 하였다.
다른 날에 또 이르기를, “근대 이래로 정치가 문란한 것이 후진後晉과 후한後漢만 한 때가 없었다. 백성들이 나라의 세금을 납부하지 못함은 먼저 수탈을 당해서인데, 현縣의 관리들은 해마다 경상經常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고, 진장鎭將의 인원들이 때마다 착취하느라 핍박하여 향서鄕胥와 이장里長들이 번갈아 드나드니 애처롭게 울부짖는 백성들이 어디에 가서 호소하겠는가.
천도天道가
화순和順하기를 바라더라도 될 수 있겠는가. 근년에 들어 이런 폐단이 상당히 고쳐져서 신료들이 법을 지키고 백성들이 편안히 사니 비록 순박한 풍속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이라고 할 수 있다. 매번 백성들이 추울 때 밭을 갈고 더울 때 김을 매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을 근심하였으니, 나라에서 군대를 양성할 목적이 아니라면
양세兩稅(여름과 가을 두 철에 바치는 부세) 또한 차마 독촉하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사리에 어긋나게 착취하는 것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하니,
송기宋琪 등이 대답하기를, “폐하께서 백성들을 근심하여 잘 다스리려고 하시어 후진과 후한을 귀감으로 삼으시니 천하가 매우 다행입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