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七月에 上視事東閣할새 時天熱하야 坐久汗濕衣한대 左右更以衣進호되 皆經澣濯者라
參軍宋思顔曰 臣見主公躬行節儉하야 舊衣皆澣濯更進하니 禹之惡衣服이 誠無以加矣라 眞可以示法於子孫也라 臣恐主公今日如此而後或不然이니 願始終如此하소서하니
上喜曰 思顔之言甚善이라 他人은 能言이나 或惟及於目前而不能及於久遠하고 或能及其已然而不能及於將然이어늘 今思顔은 見我能行於前而慮我不能行於後하니 信能盡忠於我也라하고 乃賜之幣하야 以彰其直하다
가을 7월에 태조가 동각東閣에서 정무政務를 볼 때의 일이다. 당시 날씨가 더웠으므로 〈태조가〉 오래 앉아 있어서 옷이 땀에 젖었는데, 좌우에서 다시 갈아입을 옷을 올리되 모두 깨끗하게 빤 것들을 준비하였다.
이에
참군參軍 이 말하기를, “신이 보건대,
주공主公께서는 몸소
절검節儉을 행하시어 오래된 옷을 모두 깨끗하게 빨아 다시 올리게 하셨으니,
가 참으로 이보다 나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실로 자손들에게 본보기로 보일 만합니다. 하지만 신은 저어컨대,
주공主公께서 지금은 이와 같이 하시지만 이후로 혹 그렇게 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우니,
시종始終 이와 같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태조가 기뻐하며 이르기를, “송사안의 말이 매우 좋다. 다른 사람들은 능히 말을 하기는 하지만, 혹 목전의 일에 대해서만 말할 뿐 먼 훗날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하고, 혹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어도 앞으로 올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송사안은 내가 이전에 능히 행했던 것을 보고 내가 이후로 행하지 못할까 염려하고 있으니, 참으로 나에게 충성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하고, 이에 폐백을 하사하여 그 강직함을 표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