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帝御便殿이러니 李孟進曰 陛下御極에 物價頓減하니 方知聖人神化之速이라 敢以爲賀하노이다
帝蹙然曰 卿等宜極力贊襄하야 使兆民乂安이면 庶幾天心克享이어니와 至於秋成도 尙未敢必이라
今朕踐阼曾未踰月이어늘 寧有物價頓減之理리오 朕託卿甚重하니 玆言은 非所賴也라하니 孟愧謝하더라
인종이 편전便殿에 행차하였을 때 이맹유李孟이 앞으로 나와 말하기를, “폐하께서 등극登極하신 뒤로 물가物價가 갑자기 내렸으니, 성인聖人의 신령神靈한 교화敎化가 신속함을 알겠습니다. 감히 경하드립니다.” 하였다.
인종이 근심 어린 모습으로 이르기를, “경들은 의당 힘을 다해 보필하여 억조창생으로 하여금 태평하게 해야 할 것이니, 그렇게 하면 거의 천심天心이 합당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을의 풍년도 오히려 감히 확신할 수 없는 시점이다.
또 이제 짐이 즉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찌 물가가 갑자기 내려갈 리가 있겠는가. 짐은 경을 매우 중하게 의지하고 있지만, 이 말은 신뢰할 수 없다.” 하니, 이맹이 부끄러워하며 사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