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閏十一月에 上御奉天門하야 顧謂侍臣曰 今北京山西寧夏皆言地震天變垂戒하니 朕用惕然이라 爾等試言其故하라 侍臣對曰 地震은 應兵戈土木之事니이다
上曰 比年兵旅饑饉하야 民困甚矣라 朕方夙夜圖蘇息之하나니 豈肯適一己之情하야 興土木之工하야 重困民力이리오 如樓居可以避暑인댄 則午門端門이 皆可居也니 何必復建高臺廣榭리오
今後宮卑隘하야 不足容호되 尙不敢增修는 慮勞民力이니 土木之事는 在今不爲요 若云兵戈면 但當勅邊將嚴守備하야 戒不虞而已니라
윤11월에 태종이 봉천문奉天門에 임어하여 시신侍臣을 돌아보고 이르기를, “지금 북경北京, 산서山西, 영하寧夏에서 모두 지진地震과 하늘의 변고가 경계를 보인다고 말하니 짐이 그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다. 그대들은 그 까닭을 말해보라.” 하니, 시신이 대답하기를, “지진은 전쟁과 토목공사의 일과 호응합니다.” 하였다.
태종이 이르기를, “근년에 전쟁과 기근으로 백성들이 매우 곤궁하므로 짐이 지금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히 살도록 도모하고 있으니, 어찌 나 한 사람의 뜻에 맞추어 토목공사를 일으켜서 백성들의 힘을 거듭 곤궁하게 하려고 하겠는가. 만약 누대에서 거처하여 더위를 피할 수 있다면 오문午門이나 단문端門이 모두 지낼 만한데 어찌 굳이 다시 높고 넓은 누대를 짓겠는가.
지금 후궁後宮이 낮고 좁아서 인원을 수용하기에 부족한데도 감히 증축하지 않는 것은 백성들의 힘을 수고롭게 할까 염려해서이니 토목공사는 지금 하고 있지 않고, 만약 전쟁을 말한다면 단지 변장邊將을 신칙하여 수비를 엄하게 해서 뜻하지 않은 외적의 침입을 경계할 뿐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