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祖忌日에 上詣廟祭畢하고 退御便殿하야 泣下不止하니 起居注詹同侍側이라가 再三慰上한대
上曰 往者에 吾父以是月六日亡하고 兄以九日亡하고 母以二十二日亡하니 一月之間에 三喪相繼라 人生値此하니 其何以堪이리오 終天之痛은 念之罔極이라하고 愈嗚咽不勝하니 左右皆不能仰視라
인조仁祖의 기일忌日에 태조가 사당에 이르러 제사를 마치고 물러나 편전便殿에 가서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니, 기거주起居注 첨동詹同이 곁에서 모시고 있다가 재삼 태조를 위로하였다.
그러자 태조가 이르기를, “지난날에 내 아버지는 이달 6일에 세상을 떠나시고, 형은 9일에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는 22일에 세상을 떠나셨으니, 한 달 사이에 세 분의 초상이 서로 이어졌다. 사람이 살면서 이런 일을 만났으니 그 슬픔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세상이 다하도록 끝이 없는 비통함은 생각할수록 다함이 없다.” 하고, 더욱 오열하며 슬픔을 가누지 못하니,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차마 우러러보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