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편 나라를 다스리는 요점
‘大體’란 사물의 관건‧요점‧강령이라는 뜻이다. 본편에서는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원칙을 말한다. 결국 한비자가 말하는 대체란 바로 ‘道’이다.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는 대체로 ‘도에 따라서 법을 온전하게 실행하는 것[因道全法]’을 제시하였다. 道는 우주의 자연 규율로, 크게 공평하며 사사로운 好惡의 감정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대체를 지키고 있는 것이 ‘정해진 법리를 지키고 자연 법칙을 따라서[守成理 因自然]’ 좋고 싫음을 내세우지 않으며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관념 하에서 궁극적으로 한비자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다스려지고 어지러움을 法術에 기대고, 옳고 그름을 賞罰에 의탁한다.[寄治亂於法術 託是非於賞罰]’라고 하여, 법치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에 따른 대체를 잡고 통치한 결과 ‘만물이 고루 갖추어지고[萬物備]’, ‘나라는 부유하며[國家富]’, 백성들은 ‘마음속에 원한을 맺지 않으며[心無結怨]’, ‘입으로는 다투는 말을 하지 않는[口無煩言]’, ‘지극히 안정된 세상[至安之世]’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여, 자신의 법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이상 사회를 제시하였다. 이는 정치는 혼란스럽고 민중은 도탄에 허덕이는 당대의 현실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함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