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편 논란論難 4
앞의 편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역사적 고사나 이야기 가운데 법가法家의 원칙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란論難하고 논박論駁한 편인데, 〈난難〉의 마지막 편에 해당한다.
다만 이 편은 앞의 편들과 다른 점이 있다. 앞의 편들이 어떤 고사나 이야기에 대해 한 차례 논란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이 편은 한 차례 논란한 뒤에 다시 이 논란에 대해 재논란再論難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은 형식으로 총 4개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예컨대 마지막에 수록된 위衛 영공靈公과 난쟁이의 이야기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난쟁이가 꿈에 아궁이를 보고 영공을 만날 징조라 여겼다. 그 이유는 아궁이 앞에 어떤 이가 불을 쬐고 있으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 불을 쬘 수 없는데, 지금 누군가가 영공의 총애를 믿고 전횡하고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영공은 이러한 난쟁이의 이야기를 듣고 총애하던 이를 내쫓고 어진 이를 등용하였다. 이에 대한 첫 번째 논란論難은 다음과 같다. 우선 영공이 총애하던 이는 불초한 자이기 때문에 영공의 총명함을 손상시키기 어렵고, 다음으로 총애하던 이를 내쫓고 어진 이를 등용하면 어진 이가 영공보다 현명하여 외려 영공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이 논란에 대한 재논란은 다음과 같다. 난쟁이의 꿈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영공은 자신이 총애하던 이들에 의해 가려진 사실을 몰랐다가, 꿈 이야기를 듣고는 깨달아 총애하던 이를 내쫓았으니, 이는 영공이 현실 파악을 하여 더욱 현명해진 것이다. 이렇게 현명해진 이후에는 혹 어진 이를 총애하게 되더라도 예전처럼 총애하던 이들에 의해 가려져 위태로워지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