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是故로 兵終身暴露於外하고 士民疲病於內어늘
注
○先愼曰 策
에 露作靈
하고 疲作潞
라 云 此當各依本書
라
策文下句에 言潞病하니 潞露同字니 此句에 不得更言暴露라 靈者는 零之假借니 暴은 謂日이요 靈은 謂雨也라
其策文作潞病은 不與作疲病同이니 高注可證이라하니라 先愼案 此及策은 竝當作暴露於外와 潞病於內니 靈은 乃霝之借字라
說文
에 霝
은 雨𩂣也
라하고 에 零
은 落也
라하니 零
은 當作霝
이요 亦假靈爲之
라
鄭風零露漙兮 正義本에 作靈하고 箋云 靈은 落也라하니 是靈落이 卽霝落矣라
暴靈二字之義는 當如黃說潞病이니 高注云 潞는 羸라하고 呂覽不屈篇에 士民罷潞라하니 罷潞與潞病義同이라
淺人多見暴露疲病하고 少見暴靈潞病이라 故改靈爲露하고 改潞爲疲하야 而古義俱湮矣라
이 때문에 병사들이 죽을 때까지 외국에서 전쟁에 시달리고 사민士民은 국내에서 생활이 피폐해졌는데도
注
○왕선신王先愼:≪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노露’는 ‘영靈’으로 되어 있고, ‘피疲’는 ‘노潞’로 되어 있다. 황비열黃丕烈의 ≪전국책찰기戰國策札記≫에 “이 구절句節은 응당 각각 본서本書에 따라야 한다.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는 아래 문구文句(노병어내潞病於內)에 ‘노병潞病(피로하여 병듦)’이라고 말했으니, ‘노潞’와 ‘노露’은 같은 글자라서 이 구절(폭령어외暴靈於外)에 다시 ‘폭로暴露’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영靈’은 ‘영零’의 가차자假借字이니, ‘포暴’은 태양을 말하고 ‘영靈’은 비를 말한다.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의 문구에 ‘노병潞病’으로 된 것은 〈〈한책韓策〉의〉 ‘피병疲病(피로하여 병듦)’으로 된 것과 같지 않으니, 고유高誘의 주注(노리어내路羸於內)로 증명할 수 있다.” 하였다. 내가 살펴보건대 이 책과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은 모두 응당 ‘폭로어외暴露於外(밖에서 햇볕을 쬐고 비를 맞음)’와 ‘노병어내潞病於內(안에서 쇠약하여 병듦)’가 되어야 하니, ‘영靈’은 곧 ‘령霝’의 차자借字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령霝’은 비가 떨어짐이다.”라 하였고, ≪시경詩經≫ 〈용풍 정지방중鄘風 定之方中〉의 모형毛亨의 전傳에 “‘영零’은 ‘혜락落’이다.” 하였는데, ‘영零’은 응당 ‘령霝’이 되어야 하고, ‘영靈’을 가차假借로도 쓸 수 있다.
≪시경詩經≫ 〈정풍 야유만초鄭風 野有蔓草〉 ‘영로단해零露漙兮’의 〈‘영零’이〉 ≪모시정의毛詩正義≫본本에 ‘영靈’으로 되어 있고, 정현鄭玄의 전箋에 “‘영靈’은 혜락落이다.”라 하였으니, 여기서 말한 ‘영락靈落’이 바로 ‘영락霝落’이다.
‘폭령暴靈’ 두 글자의 뜻은 응당 황비열이 말한 ‘노병潞病’과 같은 뜻으로 보아야 한다. 고유高誘의 주注에 “‘노潞’는 ‘리羸(피로하다)’이다.” 하였고, ≪여씨춘추呂氏春秋≫ 〈불굴편不屈篇〉에 “사민士民이 파로罷潞하다.” 하였으니, ‘파로罷潞’와 ‘노병潞病’은 같은 뜻이다.
식견識見이 얕은 사람이 ‘폭로暴露’와 ‘피병疲病’은 많이 보았고 ‘폭령暴靈’과 ‘노병潞病’은 보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영靈’을 고쳐서 ‘노露’를 만들고, ‘노潞’를 고쳐서 ‘피疲’를 만들어 예전의 뜻이 모두 묻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