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3 不肖而能服於賢者는 則權重位尊也일새니라 堯爲匹夫면 不能治三人이요 而桀爲天子하야 能亂天下하니 吾以此知勢位之足恃요 而賢智之不足慕也로라
夫弩弱而矢高者는 激於風也요 身不肖而令行者는 得助於衆也라
堯敎於隷屬而民不聽이나 至於南面而王天下하얀 令則行하고 禁則止하니라 由此觀之컨대 賢智未足以服衆이요 而勢位足以(缶)[詘]賢者也니라
注
○盧文弨曰 缶는 㱏之譌라 㱏은 古正字니 墨子往往用此라
兪樾曰 缶는 乃詘字之誤니 詘이 闕壞而爲出字하고 又因誤爲缶也라 上文云 賢人乃詘於不肖者는 則權輕位卑也라하니 此卽勢位足以詘賢者之說이라 趙本作任賢者는 乃不得其字而臆改니 不可從也라
불초한 사람이면서 어진 사람을 굴복시키는 것은 권력이 크고 지위가 높기 때문이다. 제요帝堯가 보통 남자였다면 세 사람도 잘 다스리지 못했을 것이고, 하걸夏桀은 천자天子가 되었기에 천하를 어지럽혔으니, 나는 이것으로 권세와 지위는 믿어 의지할 만하고 현명賢明과 재지才智는 흠모하기에 부족함을 알았노라.
쇠뇌의 힘이 약한데도 쏜 화살이 높이 날아가는 것은 바람의 힘을 받아 격동했기 때문이고, 자신은 불초하면서 내린 명령이 시행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얻기 때문이다.
제요帝堯가 노예의 처지에서 가르치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지만 남면南面하여 왕 노릇 하게 되어서는 명령하면 시행되고 금지하면 멈추었다. 이것으로 미루어보면 현명과 재지로는 민중을 굴복시킬 수 없고, 권세와 지위가 있어야 어진 사람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注
○노문초盧文弨:‘부缶’는 ‘정㱏’의 잘못이다. ‘정㱏’은 ‘정正’의 고자古字니 ≪묵자墨子≫에 가끔 이 자를 썼다.
유월兪樾:‘부缶’는 곧 ‘굴詘’의 오자이니, ‘굴詘’이 이지러져서 ‘출出’자가 되고 또 따라서 잘못 ‘부缶’가 되었다. 윗글에 “현인내굴어불초자賢人乃詘於不肖者 즉권경위비야則權輕位卑也”라 하였으니, 이는 곧 권세와 지위가 있어야 어진 이를 굴복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조본趙本에 〈‘부현缶賢’이〉 ‘임현任賢’으로 되어 있는 것은 곧 그 글자를 알지 못하여 억측으로 고친 것이니, 따를 수가 없다.
왕선신王先愼:유월兪樾의 설이 옳다. 장방본張榜本에도 ‘임任’으로 고쳐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