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편 형세에 대한 논란論難
이 편篇은 나라를 권세權勢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 설說을 비판하고 반박하였다.
전체를 세 항목項目으로 나누어 자기의 주장을 피력하였다. 제1항은 먼저 ≪신자愼子≫의 내용을 인용하여 이를 비판하는 목표로 삼았다. 신도愼到는 “현명賢明과 재지才智로는 민중을 복종시킬 수 없으니, 권세와 지위가 있어야 어진 사람을 굴복시킬 수 있다.”라고 말하여, 어진 사람도 반드시 권세에 의지하여야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주장을 전개하였다. 그는 현명함과 권세 두 가지의 작용을 말하면서도 권세의 작용을 일방적으로 더욱 강조하였다. 제2항은 신도의 말에 대응한 ‘응신자왈應愼子曰’ 이하로, 권세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신도의 학설學說을 비판하며 반박하였다. 그는 “신자愼子는 법法에 가려져서 현명에 대해서는 모른다.”라고 비판하고, 또 “현명함을 버리고 오로지 권세에 맡겨야 한다.”라고 하여 오직 권세로 통치해야 한다는 설을 비판하였다. 또한 권세는 반드시 어진 사람의 재능에 의지하여야 천하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인식하에 현명함과 권세 두 가지 중에서 현명함의 작용作用을 더욱 강조하였으나 그렇다고 권세의 공효功效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제3항은 신도의 설에 반박한 사람에게 다시 대응한 “복응지일復應之曰” 이하의 내용을 다시 논박한 부분이다. 현명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과 권세에 맡기는 것은 한 데 섞어 논해서는 안 되니, 그 중의 하나를 위주로 해야 한다. 대부분의 군주는 중등中等 정도의 인물이므로, 그들이 “법도를 굳게 지키고 권세에 의거하면 나라를 잘 다스리고, 법도를 위배하고 권세를 잃으면 혼란에 빠진다.”라고 하여 법도를 위주로 하고 현명은 배제하였다. 만일 현군賢君이 출현하기를 기다려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면 천 년 동안 혼란하다가 한 번 다스려지게 된다. 이 때문에 현명과 권세를 함께 사용하여 다스리는 것이 법도와 권세를 함께 사용하여 다스리는 것보다 못하니, 법도와 권세를 사용하여 다스려야지 굳이 어진 사람이 출현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음을 제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