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 君子貧窮而志廣하고 富貴而體恭하며 安燕而血氣不惰하고 勞勌而容貌不枯하며
注
○ 王念孫曰 枯
는 讀爲楛
라注+天論篇楛耕傷稼를 韓詩外傳作枯하고 鄕射禮注肅愼氏貢楛矢를 釋文作枯라
言君子雖安燕而血氣不懈惰
하고 雖勞勌而容貌不楛僈
하니 楛僈
은 猶苟且也
라注+榮辱篇云 其定取舍楛僈이라하고 富國篇云 其於禮義節奏也 芒軔僈楛라하고 淮南時則篇云 工事苦慢이라하니 苦慢與楛僈同이라
彊國篇云 恭儉敦敬忠信而不楛
라하고 非十二子篇云 君子佚而不惰
하고 勞而不僈
이라하며注+此謂君子之容也라 故曰 라하니라 大略篇云 君子勞倦而不苟
라하니라
或言苟하고 或言楛하며 或言慢하고 或言楛僈이나 其義一而已라
군자는 가난하고 곤궁하더라도 지향이 원대하고 부유하고 존귀하더라도 몸가짐이 공손하며, 편하고 한가롭더라도 혈기가 나태하지 않고 피곤하더라도 용모가 거칠지 않으며,
注
○
왕염손王念孫 : ‘
고枯’는 ‘
고楛(거칠다)’자로 읽어야 한다.
注+〈천론편天論篇〉에 “고경상가楛耕傷稼(거칠게 경작하여 농작물을 해치다.)”라는 〈문구의 ‘고楛’가〉 《한시외전韓詩外傳》에는 ‘고枯’로 되어 있고, 《의례儀禮》 〈향사례鄕射禮〉 주에 “숙신씨공고시肅愼氏貢楛矢(肅愼氏가 호시楛矢를 공물로 바쳤다.)”라는 〈문구의 ‘고楛’가〉 《석문釋文》에는 ‘고枯’로 되어 있다.
군자는 편하고 한가롭더라도 혈기가 나태하지 않고, 피곤하더라도 용모가 거칠거나 맥이 풀리지 않는다[不楛僈]는 것을 말한 것인데, ‘
고만楛僈’은 ‘
구차苟且’와 같다.
注+〈영욕편榮辱篇〉에 “기정취사고만其定取舍楛僈(그들은 취사를 결정할 때 거칠고 경솔하다.)”이라고 하고, 〈부국편富國篇〉에 “망인만고芒軔僈楛(그들은 예의禮義 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태만하며 거칠다.)”라고 하고, 《회남자淮南子》 〈시칙편時則篇〉에 “공사고만工事苦慢(장인이 하는 일이 거칠고 태만하다.)”이라고 하였는데, ‘고만苦慢’과 ‘고만楛僈’은 같다.
〈
강국편彊國篇〉에 “
공검돈경충신이불고恭儉敦敬忠信而不楛(공손하고 검소하며 후덕하고 신중하며 충성스럽고 신의가 있어 거칠지 않다.)”라고 하고, 〈
비십이자편非十二子篇〉에 “
군자일이불타君子佚而不惰 노이불만勞而不僈(군자는 편안하더라도 나태하지 않고, 수고롭더라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이라고 하였으며,
注+이는 군자의 용모를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용모를 움직일 때 사납고 거만함을 멀리해야 한다.[動容貌 斯遠暴慢矣]”라고 하였다. 〈
대략편大略篇〉에 “
군자노권이불구君子勞倦而不苟(군자는 피곤하더라도 그럭저럭 되는 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혹은 ‘구苟’라 하고 혹은 ‘고楛’라 하고 혹은 ‘만慢’이라 하고 혹은 ‘고만楛僈’이라 하였으나, 그 뜻은 같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