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적籍은 천하의 지도와 호적을 이른다.
○사본謝本은 노교본盧校本에 따라 ‘천하지적天下之籍’으로 되어 있다.
왕염손王念孫:
송본宋本에 ‘
천자天子’로 되어 있으니, 옳다.
注+세덕당본世德堂本도 같다. ≪
문선文選≫에서
강엄江淹의 〈
잡체시雜體詩〉 주에 이 문구를 인용하였는데, ‘
이천자지적履天子之籍’으로 바르게 되어 있다.
≪회남자淮南子≫ 〈범론편氾論篇〉에 “주공리천자지적 청천하지정周公履天子之籍 聽天下之政(주공周公이 천자의 자리에 올라 천하의 정사를 처리하였다.)”이라고 한 말은 곧 ≪순자荀子≫에 근간을 두고 있다. 적籍이란 자리라는 뜻이니, 천자의 자리에 오른 것을 이른다.
아래 글(8-8)에, 주공周公이 ‘반적어성왕反籍於成王(왕위를 성왕成王에게 돌려줬다.)’이라고 하였으니, 이로 볼 때 ‘적籍’과 ‘위位’는 같은 뜻이다. 〈강국편彊國篇〉에 “부걸주 세적지소존 천하지종실야夫桀紂 勢籍之所存 天下之宗室也(저 걸桀‧주紂는 권세 있는 왕위를 점유한 자이며 천하 사람이 존중하는 제왕의 집안이다.)”라고 하였는데, ‘세적勢籍’은 곧 ‘세위勢位’이다.
그러므로 ≪
한시외전韓詩外傳≫에 “
이천자지위 청천하지정履天子之位 聽天下之政(천자의 자리에 올라 천하의 정사를 처리하였다.)”이라고 되어 있다.
양씨楊氏는 ‘
적籍’을 천하의 지도와 호적이라 하였으니, 틀렸다. 지도와 호적을 ‘오른다[
이履]’고 말할 수 없다.
注+≪회남자淮南子≫ 고유高誘 주에 적籍을 도적圖籍이라 하였으니, 그 잘못이 양씨楊氏와 같다.
선겸안先謙案:왕씨王氏의 설이 옳으니, 여기서는 고쳐 송본宋本을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