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王念孫曰 蠶性惡溼하니 不得言喜溼이라 太平御覽資産部五에 引作疾溼而惡雨하니 是也라 惡雨與疾溼同意라
俞樾曰 楊說甚得이라 荀子之意는 蓋此句與上文夏生而惡暑相對라
生於夏하니 宜不惡暑矣어늘 而蠶則惡暑하고 其種必浴하여 有似喜溼者하니 宜不惡雨矣어늘 而蠶則惡雨라
太平御覽資産部에 引作疾溼而惡雨는 蓋人疑蠶性惡溼하여 不得言喜溼이라 故妄改之라
言疾溼하고 又言惡雨하면 辭複而意淺하니 非荀子原文也라 王氏反據御覽以訂正荀子하니 誤矣라
注
양경주楊倞注:습溼은 그 알을 씻는 것을 이른다. 이미 생장한 뒤에는 빗물을 싫어한다.
○왕염손王念孫:누에의 본성은 습기를 싫어하니, ‘희습喜溼’이라 말할 수 없다. ≪태평어람太平御覽≫ 〈자산부資産部 오五〉에 이 문구를 인용하여 ‘질습이오우疾溼而惡雨’로 되어 있으니, 이것이 옳다. 빗물을 싫어한다는 것과 습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같은 뜻이다.
양씨楊氏가 “습溼은 그 알을 씻는 것을 이른다.”라고 한 것은 곧 왜곡하여 그렇게 말한 것일 뿐이다.
유월俞樾:양씨楊氏의 설이 매우 옳다. ≪순자荀子≫의 뜻을 〈추리해보면〉 대체로 이 문구와 윗글 ‘하생이오서夏生而惡暑’는 서로 짝을 이룬다.
여름철에 생장하니 당연히 더위를 싫어하지 않을 것인데도 누에는 더위를 싫어하고, 그 알을 반드시 씻어 습기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점이 있으니 당연히 빗물을 싫어하지 않을 것인데도 누에는 빗물을 싫어한다.
이 두 ‘이而(역접)’자는 그 본성이 다르다는 것을 정확히 밝힌 것이다.
≪태평어람太平御覽≫ 〈자산부資産部〉에 이 문구를 인용하여 ‘질습이오우疾溼而惡雨’로 되어 있는 것은 대체로 후세 사람이 누에의 본성이 습기를 싫어하여 ‘오습惡溼’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함부로 고쳤을 것이다.
‘질습疾溼’을 말하고 또 ‘악우惡雨’를 말한다면 말이 중복되고 뜻이 얕으니, ≪순자荀子≫의 원문이 아니다. 그런데도 왕씨王氏는 도리어 ≪태평어람太平御覽≫에 의거하여 ≪순자荀子≫를 수정하였으니,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