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稽首는 恭敬之至라 有所不來者는 爲上失其道而人散也라 若施德化하여 使下人稽首歸向이면 雖道遠이나 能無來乎아
○ 俞樾曰 如楊注義
면 則伊稽首三字甚爲不詞
하니 殆非也
라 首
는 當讀爲道
라 予小臣良夫稽道 羣書治要
엔 作稽首
하니 是首道古通用
이라
彼文稽道는 當爲稽首요 此文稽首는 當爲稽道니 皆古文假借字也라
尙書堯典曰若稽古 正義引鄭注曰 稽는 同也라하고 禮記儒行篇古人與稽 鄭注曰 稽는 猶合也라하니 合亦同也라
稽道는 猶同道也라 伊者는 語詞니 猶維也라 詩言道之云遠이어니 曷云能來리오하여늘 孔子言道苟同이면 則雖遠而亦來라 故曰 伊稽道면 不其有來乎아하니라
“길이 같다면 저 〈그리운 사람이 어찌〉 또 돌아오지 않겠는가.”
注
양경주楊倞注:계수稽首는 공경하는 태도가 지극한 모양이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은 윗사람이 그 도리를 잃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흩어진 것이다. 만약 덕행으로 감화하는 정사를 베풀어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머리를 조아리며 돌아오게 한다면 비록 길이 멀더라도 어찌 돌아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유월俞樾:양씨楊氏 주의 뜻대로라면 ‘이계수伊稽首’ 세 자는 매우 말이 되지 않으니, 아마도 틀렸을 것이다. 수首는 마땅히 ‘도道’로 간주해 읽어야 한다. ≪일주서逸周書≫ 〈예량부편芮良夫篇〉 ‘여소신량부계도予小臣良夫稽道(저 이 소신小臣 양부良夫는 머리를 조아려 〈삼가 고합니다.〉)’의 〈계도稽道가〉 ≪군서치요羣書治要≫에는 ‘계수稽首’로 되어 있으니, 이로 볼 때 수首와 도道는 옛날에 통용하였다.
저 글(≪일주서逸周書≫) ‘계도稽道’는 마땅히 ‘계수稽首’가 되어야 하고, 이 글(≪순자荀子≫) ‘계수稽首’는 마땅히 ‘계도稽道’가 되어야 하니, 모두 고문古文의 가차자假借字이다.
≪상서尙書≫ 〈요전堯典〉 ‘왈약계고曰若稽古(옛 〈제요帝堯를〉 상고하건대)’에 대해 ≪상서정의尙書正義≫에 정현鄭玄의 주를 인용하여 “계稽는 ‘동同’의 뜻이다.”라 하고, ≪예기禮記≫ 〈유행편儒行篇〉 ‘고인여계古人與稽(그의 언행이 옛사람과 같다.)’에 대해 정현의 주에 “계稽는 ‘합合’과 같다.”라고 하였으니, 합合 또한 동同의 뜻이다.
계도稽道는 ‘동도同道’와 같다. 이伊는 어조사이니, ‘유維’와 같다. ≪시경詩經≫에 “도지운원道之云遠 갈운능래曷云能來(〈서로간에 막힌〉 길 멀기만 하니 〈내 님은〉 어느 제나 돌아오려나)”라 하였는데, 공자孔子가 길이 만약 같다면 비록 멀더라도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계도伊稽道 부기유래호不其有來乎(길이 같다면 저 〈그리운 사람이 어찌〉 또 돌아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대체로 ≪시경詩經≫의 말을 빌려 〈어찌 그렇겠느냐고〉 반박한 것이니, 〈당체唐棣〉 시의 경우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