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曠은 空也니 空은 謂無草也라 芸은 謂有草可芸鋤也라 堂上猶未糞除면 則不暇瞻視郊野之草有無也니
○郝懿行曰 糞者는 𡊅之假借니 隸變作抃이라 少儀曰 埽席前曰抃이라하니라 經典俱通作糞이라
王念孫曰 此言事當先其所急하고 後其所緩이라 故堂上不糞除면 則不暇芸野草也라
據楊注引魯連子의 堂上不糞者는 郊草不芸也면 無瞻曠二字하니 卽其證이라
楊注又曰 堂上猶未糞除면 則不暇瞻視郊野之草有無也라하니 此則不得其解而曲爲之說이라
대청 위도 쓸어내지 못했다면 야외의 잡초를 뽑을 겨를이 없을 것이고
注
양경주楊倞注:曠은 ‘공空’의 뜻이니, 공空은 풀이 없는 것을 이른다. 운芸은 뽑아낼 풀이 있는 것을 이른다. 대청 위도 쓸어내지 못했다면 야외의 풀이 있는지 없는지를 미처 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니,
가까운 것을 다스리지 못하면 먼 것에 미쳐갈 겨를이 없는 것을 말한다. 魯連子가 田巴에게 이르기를 “堂上不糞者 郊草不芸也(대청 위를 쓸어내지 못한 자는 야외의 잡초를 뽑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학의행郝懿行:‘糞’은 ‘𡊅’의 가차자假借字이니, 예서체隸書體가 변해 ‘변抃’으로 되었다. ≪예기禮記≫ 〈소의少儀〉에 “좌석 앞을 쓰는 것을 변抃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경전經典에는 모두 일반적으로 ‘糞’으로 되어 있다.
왕염손王念孫:여기서는 일이란 마땅히 급한 것을 먼저 처리하고 급하지 않은 것을 뒤에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므로, 대청 위의 먼지를 쓸어내지 않았다면 야외의 잡초를 미처 뽑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운芸’ 위에 마땅히 ‘첨광瞻曠’ 두 자가 있어서는 안 되니, 어디서 빠진 글이 이 문구 속으로 끼어들었는지 모르겠다.
양씨楊氏의 주에 인용된 魯連子의 “堂上不糞者 郊草不芸也”에 의하면 ‘瞻曠’ 두 자가 없으니, 이것이 곧 그 증거이다.
양씨楊氏의 주에 또 “堂上猶未糞除 則不暇瞻視郊野之草有無也(대청 위도 쓸어내지 못했다면 야외의 풀이 있는지 없는지를 미처 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 이처럼 왜곡되게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