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擅은 與禪同하고 墠亦同義라 謂除地爲墠하여 告天而傳位也라 後因謂之禪位라
世俗以爲堯舜德厚라 故禪讓聖賢하고 後世德薄이라 故父子相繼라
荀卿言 堯舜相承은 但傳位於賢而已라 與傳子無異하니 非謂求名而禪讓也라
案書序曰 將遜于位하여 讓于虞舜이라하여 是亦有讓之說이나 此云非禪讓이라
蓋書序美堯之德이니 雖是傳位나 與遜讓無異요 非是先自有讓意也라
孟子亦云 萬章曰 堯以天下與舜이라하니 有諸잇가하니 孟子曰 天子不能以天下與人이라하고
曰 孰與之잇고하니 曰 天與之니라하며 又曰 天與賢則與賢하고 天與子則與子也라하니라
세속의 논자는 말하기를 “요堯‧순舜은 왕위를 다른 사람에게 선양禪讓하였다.”라고 하는 자가 있지만
注
양경주楊倞注:천擅은 ‘선禪’과 같고 선墠도 같은 뜻이다. 땅을 다듬어서 제단을 만들어 하늘에 고하고 왕위를 전해주는 것을 이른다. 후세에 이로 인해 이것을 왕위를 선양禪讓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속 사람들은 ‘요堯‧순舜은 덕이 두텁기 때문에 성현에게 선양禪讓하고 후세에는 덕이 얇기 때문에 부자간에 서로 이어받았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순경荀卿은 “요堯‧순舜이 서로 이은 것은 훌륭한 인물에게 왕위를 전해줬을 뿐이다. 이는 아들에게 전해준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명예를 구할 생각으로 선양禪讓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으로 말하였다.
살펴보건대, ≪상서尙書≫ 〈서서書序〉에 “장손우위將遜于位 양우우순讓于虞舜(장차 왕위를 사양하여 우순虞舜에게 선양禪讓하려고 하였다.)”이라 하여, 이 글에 또한 양讓이라는 말이 있으나 이곳에서 〈순자荀子는〉 선양禪讓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아마도 ≪상서尙書≫ 〈서서書序〉는 요堯의 덕을 칭송한 것이니, 비록 왕위를 전해주었으나 선양禪讓한 것이나 다름이 없고 애초에 스스로 선양禪讓할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맹자孟子≫ 〈만장萬章 상上〉에도 만장萬章이 “요堯께서 천하를 순舜에게 줬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 하니 맹자孟子가 “천자가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못하는 법이다.”라 하고,
“〈순舜이 천하를 보유한 것은〉 누가 줬습니까?” 하니 “하늘이 준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또 “하늘이 현자賢者에게 주면 현자賢者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면 자식에게 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