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5 今之世則不然이라 亂其教하고 繁其刑하여 其民迷惑而墮焉이니 則從而制之라 是以刑彌繁而邪不勝이라 三尺之岸而虛車不能登也나 百仞之山任負車登焉하니 何則고 陵遲故也라
注
岸
은 崖也
라 負
는 重也
라 任負車
는 任重之車也
라 遲
는 慢也
라 陵遲
는 言丘陵之勢漸慢也
라 王肅云 陵遲
는 也
라하니라
○ 盧文弨曰 案淮南子泰族篇
에 山以陵遲
라 故能高
라하니라 陵遲
는 猶迆邐
니 陂陀之謂
라 此注
는 與
으로 俱訓陵爲丘陵
하니 似泥
라
王念孫曰 古無訓負爲重者하니 負는 亦任也라 魯語注曰 任은 負荷也라하고 楚辭九章注曰 任은 負也라하니라
連言任負者는 古人自有複語耳라 倒言之하면 則曰負任이니 齊語負任擔荷是也라
陵遲
는 盧說是也
라 說文
에 夌
은 夌徲也
라하니 其字本作夌
하니 則非謂丘陵明矣
라 詳見
이라
지금의 세상은 그렇지 않다. 그 교화는 혼란하고 그 형벌은 복잡하여 백성들이 갈피를 잡지 못해 〈법망에〉 빠지니, 그렇게 되면 뒤이어 그들을 제재한다. 이 때문에 형벌이 더욱 복잡해져도 사악한 사람을 제어하지 못한다. 석 자의 벼랑은 빈 수레도 오르지 못하지만 백 길의 산은 짐수레도 올라갈 수 있으니, 이는 무슨 까닭인가? 기울기가 완만하기 때문이다.
注
양경주楊倞注:안岸은 벼랑이란 뜻이다. 부負는 ‘중重’의 뜻이다. 임부거任負車는 무거운 짐을 실은 수레이다. 지遲는 완만하다는 뜻이다. 능지陵遲는 구릉丘陵의 형세가 완만하다는 말이다. 왕숙王肅은 〈≪공자가어孔子家語≫ 〈시주始誅〉의 주에서〉 “능지陵遲는 기울어져 평탄치 못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노문초盧文弨:살펴보건대, ≪회남자淮南子≫ 〈태족편泰族篇〉에 “산은 그 기울기가 완만하기 때문에 높을 수 있다.”라 하였다. 능지陵遲는 ‘이리迆邐’와 같으니, 기울어져 평탄치 못한 것을 이른다. 이 〈양씨楊氏〉 주는 ≪광류정속匡謬正俗≫과 함께 모두 능陵의 뜻을 구릉丘陵이라 하였으니, 융통성이 없는 것 같다.
왕염손王念孫:옛날에 부負의 뜻을 ‘중重’이라고 한 경우가 없으니, 부負 또한 ‘임任’이다. ≪국어國語≫ 〈노어魯語〉 〈위소韋昭의〉 주에 “임任은 짐을 진다는 뜻이다.”라 하고, ≪초사楚辭≫ 〈구장九章〉 〈왕일王逸의〉 주에 “임任은 짊어진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임부任負’라고 연이어 말한 것은 옛사람들이 본디 중복된 말을 사용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순서를 바꿔 말하면 ‘부임負任’이라 말하니, ≪국어國語≫ 〈제어齊語〉에 ‘부임담하負任擔荷(등에 지고 품에 안고 어깨에 메고 손에 들다.)’라 한 것이 이 경우이다.
능지陵遲는 노씨盧氏의 설이 옳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능夌은 ‘능제夌徲(차츰 쇠퇴해지다)’의 뜻이다.”라고 하여 그 글자가 본디 ‘능夌’으로 되어 있었으니, 구릉丘陵을 이르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에 관한 설명은 ≪독서잡지讀書雜志≫ 〈한서漢書〉 끝 권에 자세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