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2 隨其長子하고 事其便辟하며 擧其上客하여 𠌼然若終身之虜而不敢有他志라 是俗儒者也라
注
長子는 謂君之世子也라 便辟는 謂左右小臣親信者也라 便은 婢延反이라 辟는 讀爲嬖라
擧其上客
은 謂裦美其上客
하여 冀得其助也
라 𠌼
은 字書無所見
하니 蓋環繞囚拘之貌
라라하니라
○王念孫曰 擧
는 讀爲相與之與
注+與는 古通作擧니 說見經義述聞左傳昭三年이라니 謂交其上客以求助也
라 楊以擧爲裦美
하니 於義疏矣
라
又曰 𠌼
은 蓋
字之誤
라 說文
에 은 安也
라 從人
聲
注+은 於力切이라이라하고 左傳國語
에 通作億
하니 億行而
廢矣
라
然
은 安然也
라 言俗儒居人國中
에 苟圖衣食
注+見上文이라하여 安然若將終身而不敢有他志也
라
兪樾曰 長子는 猶鉅子也라 莊子天下篇釋文에 引向秀曰 墨家號其道理成者爲鉅子하니 若儒家之碩儒라하니 長與鉅義同이라
鉅子長子는 蓋當時有此稱이라 隨其長子는 謂奉一先生以爲師하고 從而附和之也라
楊注非其義라 王氏讀擧爲與는 是也나 解爲交其上客이면 則非是라 此蒙事字爲文하니 猶言事其便辟及其上客耳라
존귀한 자를 순종하고 그가 총애하는 측근을 섬기며 그의 귀한 손님과 어울리면서 편안하게 종신토록 노예로 살 것처럼 하고 감히 다른 뜻을 갖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속유俗儒이다.
注
양경주楊倞注:장자長子는 군주의 세자를 이른다. 편폐便辟는 군주가 가까이 여기고 신임하는 측근의 환관을 이른다. 편便은 음이 비婢와 연延의 반절反切이다. 폐辟는 ‘폐嬖’로 간주해 읽는다.
거기상객擧其上客은 군주의 귀한 손님을 찬양하여 그의 도움을 얻길 바라는 것을 이른다. 억𠌼은 자서字書에는 보이는 데가 없는데 아마도 담으로 둘러쳐진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일 것이다.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환연재묵격지중의睆然在纆繳之中矣(포승줄에 묶인 가운데 눈을 멀뚱거린다.)”라고 하였다.
○
왕염손王念孫:
거擧는 〈서로 어울린다는 뜻인〉 ‘
상여相與’의 ‘
여與’로 읽어야 하니,
注+여與는 고서에 일반적으로 ‘거擧’자로 되어 있으니, 이에 관한 설명은 ≪경의술문經義述聞≫ 〈좌전소삼년左傳昭三年〉에 보인다. 군주의 귀한 소님과 교제하여 도움을 구하는 것을 이른다.
양씨楊氏는
거擧자를 찬양하는 뜻으로 보았으니, 그 의미가 엉성하다.
왕염손王念孫:
억𠌼은 아마도 ‘
’자의 잘못일 것이다. ≪
설문해자說文解字≫에 “
은 편안하다는 뜻이다.
인人은
형부形符가 되고
은
성부聲符가 된다.”라 하고,
注+은 음이 어於와 력力의 반절反切이다.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과 ≪
국어國語≫에 일반적으로 ‘
억億’으로 되어 있으니, 편안하게 행하고 태연하게 그만둔다는 것이다.
연然은 ‘
안연安然’과 같다.
속유俗儒가 남의 나라에 머물러 살면서 구차하게 의식을 챙길 것을 도모하여
注+윗글에 보인다. 그저 태평무사하게 일생을 마칠 것처럼 하고 감히 다른 뜻을 갖지 못하는 것을 이른다.
유월兪樾:장자長子는 ‘거자鉅子’와 같다.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의 석문釋文에 인용된 향수向秀의 말에 “묵가墨家에서 그들의 도리를 성취한 자를 지칭하여 거자鉅子라고 하니 이는 유가儒家의 ‘석유碩儒’와 같다.”라고 하였으니, 장長은 ‘거鉅’와 뜻이 같다.
거자鉅子와 장자長子는 아마도 그 당시에 이와 같은 호칭이 있었을 것이다. 수기장자隨其長子는 어떤 한 선생을 받들어 스승으로 삼고 그를 따르면서 부화뇌동하는 것을 이른다.
양씨楊氏의 주는 올바른 뜻이 아니다. 왕씨王氏가 거擧를 ‘여與’로 읽은 것이 옳지만 상객上客과 교제하는 뜻으로 풀이한 것은 옳지 않다. 이 문구는 사事자까지 포함하여 글이 이루어진 것이니, 군주가 신임하는 측근과 군주의 귀한 손님을 섬긴다는 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