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2 弟子不敏이나 此之願陳하니 君子設辭하여 請測意之하니이다
注
弟子는 荀卿自謂라 言弟子不敏하여 願陳此事나 不知何名하니 欲君子設辭하여 請測其意라
○王引之曰 楊以意爲志意之意하니 非也라 意者는 度也라 言請測度之也라
禮運曰 聖人耐以天下爲一家하고 以中國爲一人者는 非意之也라하고
管子小問篇
에 東郭郵曰 君子善謀而小人善意
하니 臣意之也
라하니 是意爲度也
注+① 意之言은 億也니 韓子解老篇에 先物行先理動之謂前識이라 前識者는 無緣而忘意度也라하니 忘은 與妄同이라 莊子胠篋篇云 妄意室中之藏이 是也라 四子講德論에 今子執分寸而罔億度이라하니 罔億度은 即妄意度이라 鄭注少儀曰 測은 意度也라하여늘 意는 本又作億이라 論語先進篇에 億則屢中이라하여늘 漢書貨殖傳엔 億作意라라
제자가 총명하지 못하긴 해도 이 말씀 올리려고 시도했으니 군자君子께서 말을 잘 구사하시어 알아맞혀 보기를 청하옵니다
注
양경주楊倞注:제자弟子는 순경荀卿이 자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제자가 총명하지 못하여 이와 같은 일을 진술하지만 그 명칭이 무엇인지는 모르니 군자君子께서 말을 잘 구사하여 그 뜻을 헤아려보길 원한다는 말이다.
또 구름의 공덕功德은 오직 군자君子만 그것을 분명히 안다는 말이다.
○왕인지王引之:양씨楊氏는 ‘의意’를 ‘지의志意(의지)’의 ‘의意’로 풀이하였으니, 틀렸다. 의意란 헤아린다는 뜻이니, 〈당신이 그 명칭을〉 헤아려보길 청한다는 말이다.
≪예기禮記≫ 〈예운禮運〉에 “성인내이천하위일가聖人耐以天下爲一家 이중국위일인자以中國爲一人者 비의지야非意之也(성인聖人이 능히 천하를 한 가정으로 여기고 중국의 민중을 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자기 주관에 의해〉 추측한 것이 아니다.)”라 하고,
≪
관자管子≫ 〈
소문편小問篇〉에
동곽우東郭郵가 “
군자선모이소인선의君子善謀而小人善意 신의지야臣意之也(
군자君子는 계책을 잘 세우고
소인小人은 추측을 잘하는데, 이것은
신臣이 추측한 것입니다.)”라 하였으니, 이로 볼 때
의意는 헤아린다는 뜻이다.
注+意라는 말은 ‘億(추측하다)’의 뜻이니, ≪韓非子≫ 〈解老篇〉에 “先物行先理動之謂前識 前識者 無緣而忘意度也(사물이 드러나기 이전과 사리가 드러나기 이전에 행동하는 것을 앞서 아는 것이라고 이른다. 앞서 안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멋대로 추측하는 것이다.)”라 하였으니, 忘은 ‘妄’과 같다. ≪莊子≫ 〈胠篋篇〉에 “妄意室中之藏(방안에 숨겨둔 재물을 멋대로 추측한다.)”이라 한 것이 이 경우이다. 王裦의 〈四子講德論〉에 “今子執分寸而罔億度(지금 그대는 한 푼, 한 치만 알고서 멋대로 추측한다.)”이라 하였는데, 罔億度은 곧 ‘妄意度’이다. ≪禮記≫ 〈少儀〉 鄭玄의 주에 “測 意度也(測은 추측한다는 뜻이다.)”라 하였는데, ‘意’는 본디 또 ‘億’으로 되어 있다. ≪論語≫ 〈先進篇〉에 “億則屢中(추측하면 자주 맞힌다.)”이라 하였는데, ≪漢書≫ 〈貨殖傳〉에는 ‘億’이 ‘意’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