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제진습齊秦襲 입호이入乎耳 출호구出乎口 구유수鉤有須’부터는 모두 나의 얕은 학식으로는 아직 보지 못한 내용이다.
어떤 사람은 “‘구유수鉤有須’는 곧 ‘정자丁子가 꼬리가 있다.[丁子有尾]’는 말과 같다.
‘정丁’의 구부러진 것이 갈고리 모양이 되고 수염과 꼬리는 모두 털의 부류로서 같은 것이다.
《장자음의莊子音義》에 ‘대체로 만물은 일정한 형체가 없고 형체에는 일정한 호칭이 없다.
그저 위에 있는 것은 머리가 되고 아래에 있는 것은 꼬리가 될 뿐이다.’라 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서법書法에서 끝이〉 오른쪽으로 구부러지게 쓰는 획을 꼬리라고 말하는데, 지금 ‘정丁’‧‘자子’ 두 자는 비록 왼쪽으로 구부러졌지만 이 또한 꼬리이다.”라고 하였다.
○ 유월俞樾 : ‘구鉤’는 아마도 ‘후姁(할미)’자의 가차자假借字인 것 같다.
《설문해자說文解字》 여부女部에 “‘후姁’는 ‘구嫗(할미)’와 같다.”라고 하였다.
할미는 수염이 없는데도 수염이 있다고 하였기 때문에 논변으로서 견지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혜동惠棟의 교본校本에 의하면 《태현경太玄經》의 ‘부인잡구婦人啑鉤’를 인용하여 설명하면서 “‘구鉤’자의 음은 구拘로서 ‘수須’자의 음과 가깝고 ‘잡구啑鉤’란 ‘수출호구須出乎口’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살펴보건대, 《태현경太玄經》 〈영迎〉에 “차사次四는 치마에 저고리가 붙어 있으니 남자는 목주目珠하고 부인은 잡구啑鉤한다.”라고 하였고, 이 부분의 범망范望 주와 온공溫公의 집주集注에 모두 ‘부인수출호구婦人須出乎口’라는 설이 없다.
〈혜동惠棟은〉 또 “‘구鉤’와 ‘수須’는 음이 서로 가까우니 ‘잡구啑鉤’는 곧 ‘잡수啑須’이다.”라고 하면서 이 문구를 설명하였는데, 이는 ‘수유수須有須’가 되는 것이다.
지금 ‘구鉤’를 ‘후姁’로 읽는 것은 이 또한 혜씨惠氏의 뜻이긴 하나 이 설만은 비교적 타당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