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積土成山하면 風雨興焉하고 積水成淵하면 蛟龍生焉하며 積善成德하여 而神明自得하면 聖心備焉이니라
注
此言積善成德하여 而通於神明하면 則聖心於是乎備也라 成德與聖心備 上下正相應이라
儒效篇云 積善而全盡을 謂之聖人이라하니 彼言全盡은 猶此言聖心備也니 一也요
大戴記及群書治要
에 竝作備
하고 文選謝瞻從宋公戲馬臺集送孔令詩注
와 張子房詩注
에 引此亦作備
하니注+張華勵志詩注는 引作循하여 與二注不合하니 乃後人以誤本荀子改之라 三也
라
備字는 俗書作俻하고 循字는 隷書或作𠌪하니 二形相似而誤라
先謙案 孔廣森大戴記補注에 以積土成山至末爲一段하니 今從之라
起於變故하고 成乎修爲하여 待盡而後備者也라하니 與此言積善成德聖心乃備義合이라
흙을 쌓아 높은 산을 이루면 비바람이 일어나고 물을 축적하여 깊은 못을 이루면 용이 생장하며, 선행을 쌓아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 신묘하고 밝은 지혜가 저절로 얻어지면 성인의 마음이 갖춰진다.
注
양경주楊倞注 : 신명자득神明自得은 스스로 신명과 통한 것을 이른다.
○ 사본謝本은 노교본盧校本을 따라 〈성심비언聖心備焉이〉 ‘성심순언聖心循焉’으로 되어 있다.
노문초盧文弨 : 송본宋本에 ‘순循’이 ‘비備’로 되어 있으니 《대대례기大戴禮記》 〈권학勸學〉과 같다.
유태공劉台拱 : 마땅히 ‘비備’가 되어야 하니, 고음古音에 ‘덕德’‧‘득得’과 같은 성운聲韻이다.
왕염손王念孫 : 여呂‧전본錢本에는 ‘비備’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선을 쌓고 덕을 이루어 신명과 통하게 되면 성인의 마음이 이로 인해 갖추어진다고 말한 것으로, ‘덕을 이룬다.’와 ‘성인의 마음이 갖춰진다.’는 말이 위아래에서 정확히 호응한다.
원각본元刻本에는 ‘비備’가 ‘순循’으로 되어 있어 윗글과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유효편儒效篇〉에 “선행을 쌓아 진선진미盡善盡美한 것을 성인이라 말한다.”라고 하였는데, 그쪽에서 ‘진선진미하다.’는 말은 이곳에서 ‘성인의 마음이 갖춰진다.’고 말한 것과 같으니, 〈이것이 ‘비備’가 옳다는 증거 가운데〉 첫째이다.
‘
비備’자는
고음古音에
비鼻와
묵墨의
반절反切로
注+오역吳棫의 《운보정韻補正》에 보인다. 정확하게 ‘
덕德’‧‘
득得’과 같은
성운聲韻이니, 〈이것이 ‘
비備’가 옳다는 증거 가운데〉 둘째이다.
《
대대례기大戴禮記》와 《
군서치요群書治要》에 모두 ‘
비備’로 되어 있고, 《
문선文選》에서
사첨謝瞻이 지은 〈
종송공희마대집송공령시從宋公戲馬臺集送孔令詩〉의 주와 〈
장자방시張子房詩〉의 주에 이 부분을 인용하였는데, 이곳에서도 ‘
비備’로 되어 있으니, 〈이것이 ‘
비備’가 옳다는 증거 가운데〉
注+장화張華가 지은 〈여지시勵志詩〉의 주에서는 인용한 글이 ‘순循’으로 되어 있어 앞서 두 군데의 주와 일치하지 않는데, 이는 뒷사람이 잘못된 《순자荀子》 판본을 따라 고친 것이다. 셋째이다.
‘비備’자는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서체에서 ‘비俻’로 쓰고 ‘순循’자는 예서隷書 서체에서 간혹 ’𠌪‘로 쓰기도 하니, 이들 두 글자의 모양이 서로 비슷하여 잘못된 것이다.
선겸안先謙案 : 공광삼孔廣森의 《대대례기보주大戴禮記補注》에 ‘적토성산積土成山’부터 끝까지 한 문단으로 되어 있으므로 지금 그 형식을 따랐다.
배우는 일은 반드시 조금씩 쌓아나감으로써 마침내 높고 크게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니, 이는 심지를 전일하게 가진 자라야 이루어낼 수 있다.
〈영욕편榮辱篇〉에 “요堯와 우禹는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의 덕을〉 구비한 사람이 아니다.
이전의 나쁜 본성을 고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갈고 다듬는 노력을 이루어나가 진선진미해진 뒤에야 비로소 〈성인의 덕을〉 구비한 사람들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곳의, 선을 쌓고 덕을 이루어 〈신명과 통하게 되면〉 성인의 마음이 이로 인해 갖추어진다는 말과 그 뜻이 부합된다.
유씨劉氏와 왕씨王氏의 설이 옳으므로 여기서는 송본宋本에 따라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