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 : ‘도陶’는 마땅히 ‘도올檮杌’의 ‘도檮’가 되어야 하니, 완고하고 어리석은 모양이다.
어떤 사람은 “‘도陶’는 마땅히 ‘도逃’가 되어야 한다.”라고 하였는데, 이럴 경우 그 속마음을 숨긴다는 뜻이다.
○ 학의행郝懿行 : ‘도陶’는 옛날에 ‘요謠’와 같은 자로 읽었다.
〈이소경離騷經〉에 “요착위여이선음謡諑謂予以善淫(비방하고 헐뜯어 나를 음란한 짓을 잘한다고 말한다.)”이라고 하였으니, ‘도탄陶誕’은 곧 ‘요탄謡誕’이니 비방하고 허풍떨기를 좋아한 것을 이른다.
‘돌도突盜’는 종횡무진 설치고 다니거나 챙기고 탈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이른다.
두 글자씩 한 가지 뜻으로 형성된 것이니, 양씨楊氏의 주는 잘못된 것 같다.
왕염손王念孫 : 양씨楊氏가 ‘도陶’자의 뜻을 풀이한 것은 온당치 못하다.
나의 생각에 ‘
도陶’는 ‘
도謟(황당하다)’와 같다.
注+〈도謟는〉 음이 도滔이다.
‘도謟’와 ‘탄誕’은 쌍성雙聲 글자이니 ‘도謟’ 또한 ‘탄誕’과 같다.
〈성악편性惡篇〉에 “기언야도其言也謟 기행야패其行也悖(그 말은 황당하고 그 행동은 어긋난다.)”라는 그 말이 황당한 것을 이르니, 곧 위의 이른바 ‘식사설飾邪說 문간언文姦言’이다.
‘
도陶’자로 되어 있는 것은
가차자假借字일 뿐이다.
注+일반적으로 ‘요舀’가 붙고 ‘도匋’가 붙은 글자들은 대부분 서로 통용된다. 《소이아小爾雅》에 “‘도縚’는 ‘삭索(새끼)’자의 뜻이다.”라고 하였으니, ‘도縚’는 곧 “소이삭도宵爾索綯(밤에는 새끼줄을 비비 꼬아서)”의 ‘도綯’자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완류편菀柳篇〉에 “상제심도上帝甚蹈(군왕께서 너무도 위세부리니)”라고 하였는데,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 권5의 《한시외전韓詩外傳》을 인용한 곳에서는 ‘도蹈’가 ‘도陶’로 되어 있고, 《초사楚辭》 〈구장九章〉의 “도도맹하滔滔孟夏(양기 성한 첫여름에)”라고 한 것을 《사기史記》 〈굴원전屈原傳〉에는 ‘도도陶陶’로 되어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도搯’자에서 “‘도搯’는 ‘알捾(뽑다)’자의 뜻이다.”라고 하고,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에서 인용한 《통속문通俗文》에 “뽑아내는 것을 ‘도掏’라 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들이 모두 그 증거이다.
〈강국편彊國篇〉에 “도탄비주이쟁여陶誕比周以爭與 오만돌도이쟁지汙漫突盜以爭地(비방하고 허풍떨며 불순하게 한 패가 되는 방법으로 동맹국을 쟁취하고, 더럽고 야비하며 설쳐대고 탈취하는 방법으로 토지를 쟁탈한다.)”라고 하였는데, 그곳의 ‘도탄陶誕’과 ‘돌도突盜’ 네 글자는 그 뜻이 모두 여기의 경우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