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5 上不循於亂世之君하고 下不俗於亂世之民하며
注
○俞樾曰 楊注以從其俗爲俗하니 義不可通이라 俗은 乃鉛字之誤라
荀子書屢用鉛字라 榮辱篇曰 鉛之重之라하고 又曰 反鉛察之而俞可好也라하며
禮論篇曰 則必反鉛하며 過故鄕의 注竝曰 鉛與沿同하니 循也라하니 是鉛循同誼라
上不循於亂世之君과 下不鉛於亂世之民은 兩句一律이라 鉛俗字形相似하여 傳寫者因而致誤耳라
先謙案 王念孫云 不俗은 不習也라하니 說見榮辱篇이라 王不改字나 義較長이라 俞說亦通이라
위로는 난세의 군주를 따르지 않고 아래로는 난세의 백성과
注
양경주楊倞注:순循은 순종한다는 뜻이다. 속俗은 그 풍속을 따르는 것을 이른다.
○유월俞樾:양씨楊氏의 주는 그 풍속을 따르는 것을 ‘속俗’의 뜻으로 풀이하였으니, 뜻이 통하지 않는다. 속俗은 곧 ‘연鉛’자의 잘못이다.
≪순자荀子≫에 여러 번 ‘연鉛’자를 썼다. 〈영욕편榮辱篇〉(4-87)에 “연지중지鉛之重之(그들에게 순응하게 하고 그들에게 재삼 강조한다.)”라 하고, 또(4-110) “반연찰지이유가호야反鉛察之而俞可好也(이것을 반복해 따라가며 살펴야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라 하였으며,
〈예론편禮論篇〉(19-171)에 “즉필반연則必反鉛 과고향過故鄕(반드시 갔던 길을 따라 되돌아오며 옛 보금자리를 지날 때는 〈반드시 어정거리고 울부짖는다.〉)”이라 한 곳의 〈양씨楊氏〉 주에도 모두 “연鉛은 ‘연沿’과 같으니, 따라간다는 뜻이다.”라 하였으니, 이로 볼 때 ‘연鉛’과 ‘순循’은 같은 뜻이다.
‘상불순어난세지군上不循於亂世之君 하불연어난세지민下不鉛於亂世之民’은 두 구가 한 형식이다. ‘연鉛’과 ‘속俗’은 글자의 모양이 비슷하여 옮겨 쓰는 자가 그로 인해 오류를 범한 것일 뿐이다.
선겸안先謙案:왕염손王念孫이 “불속不俗 불습야不習也(불속不俗은 익히지 않는다는 뜻이다.)”라 하였으니, 이에 관한 설명은 〈영욕편榮辱篇〉(4-65)에 보인다. 왕씨王氏는 글자를 고치지 않았으나 뜻은 비교적 더 낫다. 유씨俞氏의 설도 일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