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9 有兼聽之明이라도 而無奮矜之容하고 有兼覆之厚라도 而無伐德之色이라
說行則天下正하고 說不行則白道而冥窮이라 是聖人之辨說也니라
注
是時百家曲說이 皆競自矜伐이라 故述聖人辨說은 雖兼聽兼覆라도 而無奮矜伐德之色也라
白道는 明道也라 冥은 幽隱也라 冥窮은 謂退而窮處也라
○兪樾曰 楊說冥窮之義는 甚爲迂曲이라 窮은 當讀爲躬이라 白道而冥躬者는 明白其道而幽隱其身也라
古窮與躬通用이라 論語鄕黨篇의 鞠躬如也 聘禮鄭注에 作鞠窮하니 是其證이라
여러 방면의 의견을 동시에 청취하는 총명을 지녔더라도 거만한 모습이 없고, 두루 포용하는 큰 도량을 지녔더라도 자기 덕을 과시하는 기색이 없어야 한다.
자기 이론이 행해지면 천하가 바로잡히고, 자기 이론이 행해지지 못한다면 도리만 밝히고 자기 자신은 숨는 것이다. 이것이 聖人의 논변과 해설이다.
注
楊倞注:이 당시 百家의 왜곡된 설이 모두 앞다투어 스스로 거만하고 자기를 과시하였다. 그러므로 聖人의 논변과 해설은 비록 많은 의견을 동시에 청취하고 두루 포용하는 〈큰 도량을〉 지녔더라도 거만하거나 자기 미덕을 과시하는 기색이 없다고 설명한 것이다.
白道는 도리를 밝힌다는 뜻이다. 冥은 깊이 숨는다는 뜻이다. 冥窮은 물러나 곤궁하게 처해 있는 것을 이른다.
○兪樾:楊氏가 ‘冥窮’의 뜻을 설명한 것은 매우 왜곡되었다. ‘窮’은 마땅히 ‘躬’으로 읽어야 한다. ‘白道而冥躬’이란 그 도리를 밝혀 드러내고 자기 몸은 깊이 숨는다는 뜻이다.
옛날에 ‘窮’과 ‘躬’은 통용하였다. ≪論語≫ 〈鄕黨篇〉의 “鞠躬如也(몸을 굽히듯이 하였다.)”라 한 〈‘鞠躬’이〉 ≪儀禮≫ 〈聘禮〉의 鄭玄 주에 ‘鞠窮’으로 되어 있으니, 이것이 그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