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번약繁弱은 봉보封父의 활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정공定公 4년에 “봉보封父의 번약繁弱을 〈주었다.〉”라 하였다.
거鉅는 ‘거拒’와 같다. 서黍는 마땅히 ‘래來’로 되어야 한다.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에 소진蘇秦이 한왕韓王을 설득하기를 “계자谿子와 소부少府의 시력時力과 거래距來가 〈있다.〉”라 하였는데, 〈거래距來에 대해〉 사마정司馬貞이 “궁노弓弩는 힘이 강하여 충분히 쳐들어오는 적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학의행郝懿行:〈성악편性惡篇〉 끝부분의 ‘번약거서繁弱鉅黍’ 이하부터는 모두 자기가 좋은 자질을 지녔더라도 반드시 스승과 벗을 통해 감화되고 익숙해져야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였다.
그렇다면 본성과 자질이 본디 악하다 하더라도 반드시 스승과 벗을 통해 갈고 닦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 뜻이 자명하다.그러나 또 본성이 선하다느니 악하다느니 하는 것들은 모두 한쪽만을 고집하여 말한 것임을 알 수 있으니, 만약 전체적인 시각으로 논한다면 당연히 〈본성 속에〉 선善과 오惡이 함께 존재한다.
이 때문에 공자孔子가 본성에 관해 말할 때 오직 서로 가깝다고만 말했으니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습관이 다름으로 인해〉 서로 멀어진다고 말했으니 선과 악이 구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뭇사람의 말이 혼란스러울 때는 성인聖人의 말씀으로 기준을 삼는다.[羣言淆亂衷諸聖]”고 하였다.
왕염손王念孫:살펴보건대, ‘거서鉅黍’로 되어 있는 것이 옳으니, 이에 관한 설명은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