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4 充盈大宇而不窕하고 入郄穴而不偪者與아
注
窕는 讀爲窱니 深貌也라 言充盈則滿大宇하고 幽深則入郄穴이라도 而曾無偪側不容也라 窱는 它弔反이라
○王念孫曰 楊訓窕爲深貌하고 又以窕字連下句解之하니 皆非也라 充盈大宇而不窕爲句라
窕者는 間隙之稱이니 言充盈大宇而無間隙也라 偪은 不容也라 偪與窕는 義正相反이라
昭二十一年左傳에 鐘小者不窕하고 大者不摦라 窕則不咸하고 摦則不容의
杜注曰 窕는 細不滿也라 摦는 橫大不入也라 不咸은 不充滿人心也라 不容은 心不堪容也라하니라
大戴禮王言篇曰 布諸天下而不窕
하고 諸尋常之室而不塞
이라하고
管子宙合篇曰 其處大也不窕하고 其入小也不塞이라하고
墨子尙賢篇曰 大用之天下則不窕하고 小用之則不困이라하고
呂氏春秋適音篇曰 音大鉅則志蕩하니 以蕩聽鉅則耳不容하고 不容則橫塞하고 橫塞則振大라 小則志嫌하니 以嫌聽小則耳不充하고 不充則不詹하고 不詹則窕의
이것은 광대한 우주를 채워 빈틈이 없고 틈새나 구멍에 들어가더라도 좁지 않은 그것 아닌가?
注
양경주楊倞注:조窕는 ‘조窱’로 읽어야 하니, 깊은 모양이다. 가득 차면 광대한 우주에 가득하고 그윽하고 깊으면 틈이나 구멍에 들어가더라도 당초에 좁아서 수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말이다. 조窱는 〈음이〉 타它와 조弔의 반절이다.
○왕염손王念孫:양씨楊氏는 조窕의 뜻을 깊은 모양이라 하고, 또 ‘조窕’자를 아래 구에 붙여 풀이하였으니, 모두 틀렸다. ‘충영대우이불조充盈大宇而不窕’가 구가 된다.
조窕는 틈새를 가리키는 말이니, 〈충영대우이불조充盈大宇而不窕는〉 광대한 우주에 충만하여 틈새가 없다는 말이다. 핍偪은 〈좁아서〉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핍偪과 조窕는 뜻이 정확히 서로 반대이다.
≪광아廣雅≫에 “조窕는 여유롭다[관寬]는 뜻이다.”라 하고,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21년에 “종소자불조鐘小者不窕 대자불화大者不摦 조즉불함窕則不咸 화즉불용摦則不容(종鐘이 작은 것은 〈소리가〉 가늘지 않아야 하고 큰 것은 〈소리가〉 우렁차지 않아야 한다. 〈종소리가〉 가늘면 모든 사람의 마음에 차지 않고 〈종소리가〉 우렁차면 듣는 사람의 마음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다.)”이라 한 곳의
두예杜預 주에 “조窕는 〈소리가〉 가늘어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摦는 지나치게 커서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함不咸은 사람들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용不容은 마음에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대대례기大戴禮記≫ 〈왕언편王言篇〉에 “포저천하이불조布諸天下而不窕 내저심상지실이불새內諸尋常之室而不塞(천하에 널리 전개하더라도 빈틈이 없고, 좁은 방안에 거둬들이더라도 꽉 막히지 않는다.)”이라 하고,
≪관자管子≫ 〈주합편宙合篇〉에 “기처대야불조其處大也不窕 기입소야불색其入小也不塞(광대한 곳에 처하더라도 빈틈이 없고, 협소한 곳에 들어가더라도 꽉 막히지 않는다.)”이라 하고,
≪묵자墨子≫ 〈상현편尙賢篇〉에 “대용지천하즉부조大用之天下則不窕 소용지즉불곤小用之則不困(천하를 〈다스리는〉 큰 곳에 쓰더라도 빈틈이 없고, 작은 곳에 쓰더라도 궁색하지 않다.)”이라 하고,
≪여씨춘추呂氏春秋≫ 〈적음편適音篇〉에 “음대거즉지탕音大鉅則志蕩 이탕청구즉이불용以蕩聽鉅則耳不容 불용즉횡색不容則橫塞 횡색즉진대橫塞則振大 소즉지혐小則志嫌 이혐청소즉이불충以嫌聽小則耳不充 불충즉불첨不充則不詹 불첨즉조不詹則窕(음악소리가 지나치게 크면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니, 흔들리는 마음으로 큰소리를 들으면 귀가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면 〈마음이〉 꽉 막히고 〈마음이〉 꽉 막히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음악소리가〉 지나치게 작으면 사람의 마음이 만족하지 못하니,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작은 소리를 들으면 귀가 충만하지 못하고, 충만하지 못하면 〈마음에〉 차지 않고, 〈마음에〉 차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라 한 곳의
고유高誘 주에 “조窕는 충만하고 엄밀하지 않다는 뜻이다.”라 하였으니, 그 뜻이 모두 이곳의 〈조窕자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