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郝懿行曰 案數當作故라 故는 語詞也라 此句爲下十蔽總冒니 作數於義爲短이라
王念孫曰 作故者是也라 呂錢本에 竝如是라 注言數爲蔽之端者의 數는 所主反이라
下文言人之蔽有十이라 故先以故爲蔽三字總冒下文하고 然後一一數之於下라
注言數爲蔽之端도 亦是總冒下文之詞나 而正文에 自作故요 不作數也라
若云數爲蔽면 則不辭甚矣라 元刻에 作數는 卽涉注文而誤라
兪樾曰 故는 猶胡也라 墨子尙賢中篇에 故不察尙賢爲政之本也 下文에 作胡不察尙賢爲政之本也하니 是故與胡同이라
管子侈靡篇에 公將有行이어늘 故不送公도 亦以故爲胡라 故爲蔽는 猶云胡爲蔽라 胡之言何也오
乃設爲問辭니 下文欲爲蔽云云이 乃歷數以應之也라 元刻은 涉注文而誤作數爲蔽어늘 盧氏從之하니 非라
先謙案 郝王說是니 今從宋本改正이라 故訓爲胡는 兪說是也라
注
楊倞注:마음이 가려지는 단서를 세어본다는 뜻이다.
○謝本은 盧校本에 따라 ‘數爲蔽’로 되어 있다.
盧文弨:본문의 ‘數’는 宋本에 ‘故’로 되어 있다.
郝懿行:살펴보건대, ‘數’는 마땅히 ‘故’로 되어야 한다. 故는 어조사이다. 이 문구는 아래 열 가지의 가려지는 것을 총괄한 말이니 ‘數’로 될 경우 의미가 불완전하다.
王念孫:‘故’로 되어 있는 것이 옳다. 呂‧錢本에는 모두 이렇게 되어 있다. 〈楊氏의〉 주에 ‘數爲蔽之端’이라고 한 것의 數는 〈음이〉 所와 主의 반절이다.
아랫글에 사람의 마음이 가려지는 경우가 열 가지가 있다고 말했으므로 먼저 ‘故爲蔽’ 세 자로 아랫글을 총괄하고 그런 뒤에 밑에서 낱낱이 세어나간 것이다.
〈楊氏의〉 주에서 ‘數爲蔽之端’이라 말한 것도 아랫글을 총괄하는 말이긴 하나 본문에는 본디 ‘故’로 되어 있고 ‘數’로는 되어 있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數爲蔽’라고 한다면 매우 말이 안 된다. 元刻本에 ‘數’로 되어 있는 것은 곧 〈楊氏〉 주의 문구와 연관되어 잘못되었을 것이다.
兪樾:故는 ‘胡’와 같다. ≪墨子≫ 〈尙賢 中篇〉에 “故不察尙賢爲政之本也(어찌 賢者를 존중하는 것이 정사를 행하는 근본임을 살피지 못하는가.)”가 그 아랫글에 “胡不察尙賢爲政之本也”로 되어 있으니, 이로 볼 때 ‘故’와 ‘胡’는 같다.
≪管子≫ 〈侈靡篇〉에 “公將有行 故不送公(공께서 외출하려 하는데 무엇 때문에 공을 전송하지 않는가?)”이라고 한 것도 ‘故’를 ‘胡’의 뜻으로 쓴 것이다. ‘故爲蔽’는 ‘胡爲蔽’라는 말과 같다. ‘胡’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곧 묻는 말을 가정한 것이니, 아랫글에 ‘欲爲蔽’ 운운한 것이 곧 낱낱이 세어 그에 답한 것이다. 元刻本은 〈楊氏〉 주의 글로 인해 ‘數爲蔽’로 잘못된 것인데 盧氏가 그대로 따랐으니, 이는 틀렸다.
先謙案:郝氏와 王氏의 설이 옳으니, 여기서는 宋本에 따라 고쳐 바로잡았다. 故의 뜻을 ‘胡(어찌)’로 보는 것은 兪氏의 설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