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
병屛은 ‘
폐蔽(가리다)’와 같다.
병屛은 ‘
수樹(벽)’를 이른다.
정강성鄭康成(
정현鄭玄)이 “오늘날의
부사浮思와 같다.”라고 하였다.
太微垣圖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하휴何休의 주에 “예법에 천자와 제후는 대문臺門을 세운다. 천자는 궁문 앞 좌우에 두 관觀을 세우고 제후는 궁문 앞 한 곳에 하나의 관觀을 세운다.”라 하고,
또 “예법에 천자는 병장屏牆을 문 밖에 세우고, 제후는 병장屏牆을 문 안에 세우고, 대부大夫는 발을 치고, 사士는 휘장을 친다.”라고 하였다.
나(양경楊倞)는 안팎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은 못 속의 물고기를 살펴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학의행郝懿行:≪이아爾雅≫ 〈석궁釋宮〉에선 단지 “병屛은 담[수樹]을 말한다.”고만 했지 안팎을 말하지 않았다.
곽박郭璞의 주에는 작은 담을 〈세워〉 문의 중앙을 막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옳다. 대체로 병屛의 체제體制는 오늘날의 조벽照壁과 같다.
≪석명釋名≫에 “병屛은 자신을 보호하는 가로막이이다.”라 하고, ≪창힐편蒼頡篇≫에 “병屛은 담이다.”라고 했다.
≪이아爾雅≫의 사인舍人(육전陸佃) 주注에 “담으로 문을 막아 가린 것이 수樹이다.”라고 했으니,
병屛은 가린다는 뜻을 취한 것으로서 그저 궁문에 반드시
병屏을 두도록 한 것일 뿐이니, 천자와 제후의
병屏을 구태여 안팎으로 세세히
天子五門三朝圖 구별할 것은 없을 듯하다.
≪순자荀子≫에는 매번 예경禮經을 인용하였는데 여기서도 ‘외병外屛’과 ‘내병內屛’을 말하고 이것을 예법이라고 하였으니, 이는 아마도 틀림없이 예가禮家의 이전에 있던 설일 것이다.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하휴何休의 주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회남자淮南子≫ 〈주술편主術篇〉에 “천자외병天子外屛 소이자장所以自障(천자가 병屏을 대문 밖에 두는 것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이라 한 곳의 고유高誘 주에 “병屛은 수원樹垣이다.”라 하고
≪이아爾雅≫를 인용하여 “문 안의 담은 수樹라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고유高誘가 인용한 것에 의하면 〈외병外屛은〉 ≪이아爾雅≫의 본문이 아니니, 대체로 이미 외병外屛의 설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근세近世의 절강浙江 사람인 김악金鶚 씨가 저술한 논변에 고유高誘의 설을 매우 옳게 여겨 “천자가 담을 문 밖에 친다는 이 말은 ≪예위禮緯≫에서 나왔으니, ≪예기禮記≫ 정현鄭玄의 주에 그 말을 인용한 것은 믿을 수 없다.
태미원太微垣에는 네 개의 〈별로 구성된 별자리인〉 병성屛星이 단문端門의 안에 있으니, 이것이 천자의 내병內屛의 상象이다.”라 하고,
또 “모든 문에는 병屏이 있는데 오직 고문皋門에만 없다. 응문應門 안에 병屏이 있으므로 영寧(저宁)가 문과 병屏 사이에 있는 것이니, 이 문은 곧 응문應門이다.”라고 하였다. 그 말이 매우 타당성이 있다.
이 내용은 그의 저서인 ≪구고록求古錄≫에 보이니, 이제 그 설을 채택하여 여기에 보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