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 鄕也엔 胥靡之人이 俄而治天下之大器擧在此하니 豈不貧而富矣哉아
注
胥靡는 刑徒人也라 胥는 相이요 靡는 繫也라 謂鏁相聯相繫니 漢書所謂銀鐺者也라
擧는 皆也라 顔師古曰 聯繫使相隨而服役之니 猶今囚徒以鏁連枷也라하니라
○王引之曰 此胥靡는 非謂刑徒人也라 胥靡者는 空無所有之謂라 故荀子以況貧이라
胥之言疏也
注+司馬彪注莊子應帝王篇曰 胥는 疏也라하고 宣十四年左傳의 車及於蒲胥之市 呂氏春秋行論篇에 作蒲疏하고 史記蘇秦傳의 東有淮潁煑棗無胥 魏策作無疎라라 疏
는 空也
라 靡
는 無也
라 胥靡
는 猶言胥無
라 春秋齊有賓胥無
는 蓋取此義也
라
漢書揚雄傳客難曰 胥靡爲宰하고 寂寞爲尸라하여 胥靡與寂寞이 相對爲文하니
是胥靡爲空無所有之意
注+曰 胥는 相也라 靡는 無也라 言相師以無爲作宰者也라하니라라 案張訓靡爲無
는 是也
나 其訓胥爲相
은 則失之
라
예전에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던 사람이 잠깐 사이에 천하를 다스릴 큰 물건을 모두 자기 몸에 지니게 되었으니, 이 어찌 가난하지만 부유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注
양경주楊倞注:서미胥靡는 형벌을 받은 사람이다. 서胥는 ‘상相’의 뜻이고, 미靡는 ‘계繫(잡아매다)’의 뜻이다. 쇠사슬로 〈죄수들을〉 서로 연결하여 잡아맨 것을 이르니, ≪한서漢書≫의 이른바 ‘은당銀鐺(쇠사슬)’이란 것이다.
거擧는 모두라는 뜻이다. 안사고顔師古가 “서로를 연결하여 잡아매 서로 뒤따르면서 복역하게 하는 것이니, 오늘날 죄수들에 대해 쇠사슬로 항쇄項鎖를 연결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왕인지王引之:이 서미胥靡는 형벌을 받은 사람을 이른 것이 아니다. 서미胥靡란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순자荀子가 이 말로 가난함을 비유한 것이다.
서胥라는 말은 ‘
소疏’와 같다.
注+≪장자莊子≫ 〈응제왕편應帝王篇〉 사마표司馬彪 주에 “서胥는 ‘소疏(드물다)’의 뜻이다.”라 하고,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4년의 “거급어포서지시車及於蒲胥之市(포서蒲胥 저자에 이르러서야 수레에 올라탔다.)”의 〈포서蒲胥가〉 ≪여씨춘추呂氏春秋≫ 〈행론편行論篇〉에 ‘포소蒲疏’로 되어 있고, ≪사기史記≫ 〈소진전蘇秦傳〉의 “동유회영자조무서東有淮潁煑棗無胥(동쪽으로는 회淮‧영潁‧자조煑棗‧무서無胥가 있다.)”의 〈무서無胥가〉 ≪전국책戰國策≫ 〈위책魏策〉에 ‘무소無疎’로 되어 있다. 소疏는 ‘
공空’의 뜻이다.
미靡는 ‘
무無’의 뜻이다.
서미胥靡는 ‘
서무胥無’라고 말한 것과 같다.
춘추春秋 때
제齊나라에
빈서무賓胥無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체로 이 뜻을 취한 것이다.
≪한서漢書≫ 〈양웅전揚雄傳〉에서 객이 책망한 것에 대해 해명한 말에 “서미위재 적막위시胥靡爲宰 寂寞爲尸(허무를 주재로 삼고 적막을 원칙으로 삼는다.)”라 하여 ‘서미胥靡’와 ‘적막寂寞’이 서로 짝을 맞추어 문장을 이루었으니,
이
서미胥靡도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注+장안張晏이 “서胥는 ‘상相’의 뜻이다. 미靡는 ‘무無’의 뜻이다. 서로 무위無爲를 본받아 주재主宰로 삼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살펴보건대,
장씨張氏가 ‘
미靡’의 뜻을 ‘
무無’라고 한 것은 옳지만 ‘
서胥’의 뜻을 ‘
상相’이라 한 것은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