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 俞樾曰 堀下當有穴字라 堀穴其中과 增巢其上이 相對爲文이라 晏子春秋諫篇에 古者嘗有處橧巢窟穴이라하여 亦以窟穴對橧巢하니 是其證也라
大戴記曾子疾病篇엔 作鷹鶽以山爲卑하여 而曾巢其上하고 魚鼈黿鼉以淵爲淺하여 而蹷穴其中하니 蹷穴은 即堀穴也라 春秋文十年次于厥貉이 公羊엔 作屈貉하니 然則以蹷爲堀은 猶以厥爲屈也라
荀子此文은 本於曾子라 彼作蹷穴하여늘 此作堀穴은 乃古書以聲音叚借之常例라 若無穴字면 則文爲不備矣리라
저 물고기나 자라, 악어 따위는 깊은 못을 오히려 얕다고 여겨 그 속에 굴을 깊이 파고,
注
○ 유월俞樾:‘굴堀’ 밑에 마땅히 ‘혈穴’자가 있어야 한다. ‘굴혈기중堀穴其中’과 ‘증소기상增巢其上’이 서로 대를 맞춰 글이 된 것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 〈간편諫篇〉에 “고자상유처증소굴혈古者嘗有處橧巢窟穴(옛날에는 일찍이 둥지와 굴에 거주하는 일이 있었다.)”이라 하여 또 ‘굴혈窟穴’로 ‘증소橧巢’와 대를 맞췄으니, 이것이 그 증거이다.
≪대대례기大戴禮記≫ 〈증자질병편曾子疾病篇〉에는 ‘응준이산위비鷹鶽以山爲卑 이증소기상而曾巢其上 어별원타이연위천魚鼈黿鼉以淵爲淺 이궐혈기중而蹷穴其中’으로 되어 있으니, ‘궐혈蹷穴’은 곧 ‘굴혈堀穴’이다. ≪춘추春秋≫ 문공文公 10년의 ‘차우궐맥次于厥貉’이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는 ‘굴맥屈貉’으로 되어 있으니, 그렇다면 ‘궐蹷’을 ‘굴堀’로 쓴 것은 ‘궐厥’을 ‘굴屈’로 쓴 것과 같다.
≪순자荀子≫의 이 글은 ≪대대례기≫ 〈증자질병편〉을 근본으로 삼았다. 저쪽(≪대대례기≫)에는 ‘궐혈蹷穴’로 되어 있는데 이쪽(≪순자≫)에는 ‘굴혈堀穴’로 된 것은 곧 옛 문헌에서 성음聲音으로 가차假借하는 일반적인 형식이다. 만약 ‘혈穴’자가 없다면 글이 갖춰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