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1 耳目鼻口形能는 各有接而不相能也니 夫是之謂天官이라
注
耳辨聲하고 目辨色하고 鼻辨臭하고 口辨味하고 形辨寒熱疾癢하니
其所能은 皆可以接物而不能互相爲用이라 官은 猶任也니 言天之所付任有如此也라
○王念孫曰 楊以耳目鼻口形連讀하고 而以能字屬下讀하니 於義未安이라
余謂形能當連讀이니 能은 讀爲態라 楚辭招魂注曰 態는 姿也라하니 形態는 卽形也라
言耳目鼻口形態 各與物接而不能互相爲用也
라 古字能與耐通
注+說詳이라이라 故亦與態通
이라
楚辭九章
의 固庸態也 論衡累害篇
에 態作能
하고 漢書司馬相如傳
의 君子之態 史記作能
注+徐廣本如是라 今本作態하니 非라라
易林无妄之賁
의 女工多能
하여 亂我政事
의 能
은 卽態字也
注+多態은 謂淫巧라라 故以形能連文
이라
正名篇에 以耳目口鼻與形體竝列하니 彼言形體는 猶此言形態라
귀, 눈, 코, 입, 형태는 저마다 외물과 접촉하여 〈능력을 발휘하여〉 서로 대체하여 기능할 수 없으니, 이것을 하늘이 부여한 감각기관이라 말한다.
注
양경주楊倞注:귀는 소리를 분별하고 눈은 색깔을 분별하고 코는 냄새를 분별하고 입은 맛을 분별하고 형체는 춥고 덥고 아프고 가려운 것을 분별하니,
그 기능은 모두 외물과 접촉하여 〈능력을 발휘하지만〉 서로 대체하여 쓰일 수 없다. 관官은 ‘임任’과 같으니, 하늘이 부여한 임무가 이와 같은 점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왕염손王念孫:양씨楊氏는 ‘이목비구형耳目鼻口形’을 연이어 읽고 ‘능能’자는 아래로 붙여 읽었으니, 뜻으로 볼 때 타당하지 않다.
나의 생각에는 ‘형形’과 ‘능能’은 마땅히 연이어 읽어야 한다고 보니, 능能은 ‘태態’로 읽어야 한다. ≪초사楚辭≫ 〈초혼招魂〉의 주에 “태態는 ‘자姿’의 뜻이다.”라고 하였으니, 형태形態는 곧 모양이다.
귀와 눈과 코와 입과 형태가 저마다 외물과 접촉하더라도 서로 대체하여 쓰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옛 글자는 ‘
능能’과 ‘
내耐’는 통용하였으므로
注+이에 관한 설명은 ≪당운정唐韻正≫에 자세히 보인다. ‘
태態’와도 통용한다.
≪
초사楚辭≫ 〈
구장九章〉의 “
고용태야固庸態也(본디 일반적인 행태이다.)”가 ≪
논형論衡≫ 〈
누해편累害篇〉에는 ‘
태態’가 ‘
능能’으로 되어 있고, ≪
한서漢書≫ 〈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의 “
군자지태君子之態(군자의 자태)”가 ≪
사기史記≫ 〈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에는 ‘
능能’으로 되어 있다.
注+서광徐廣의 판본에 이렇게 되어 있다. 지금 판본에는 〈능能이〉 ‘태態’로 되어 있으니, 이는 틀린 것이다.
≪
역림易林≫ 〈
무망지분无妄之賁〉의 “
여공다능女工多能 난아정사亂我政事(여자들이 만들어낸 물건이 겉으로만 화려하여 우리 정사를 어지럽힌다.)”의 ‘
능能’은 ‘
태態’자이다.
注+多態는 겉이 화려하고 정교한 것을 이른다. 그러므로 ‘
형능形能’를 이어진 글로 보아야 한다.
〈정명편正名篇〉에 ‘이목구비耳目口鼻’를 ‘형체形體’와 나란히 늘어놓았으니, 저쪽에서 ‘형체形體’라 말한 것은 이곳에서 ‘形態’라 말한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