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功用은 功力也라 大는 讀曰太라 言以功力爲上而過儉約也라 僈은 輕也라 輕僈差等은 謂欲使君臣上下同勞苦也라
○王念孫曰 上은 與尙同이라 大亦尙也니 謂尊尙儉約也라 表記君子不自大其事하고 不自尙其功이라하여 亦以大與尙幷言之라
性惡篇大齊信而輕貨財와 隱三年公羊傳故君子大居正이 幷與此大字同義라 楊讀大爲太하여 而以爲過儉約이라하니 失之라
僈은 讀爲曼이라 廣雅曰 曼은 無也와 法言寡見篇曼是爲也와 五百篇行有之也病曼之也 皆謂無爲曼이라
文選四子講德論空柯無刃
이면 公輸不能以斲
하고 但懸曼矰
이면 蒲苴不能以射
라하니 曼亦無也
注+李善注訓曼爲長하니 失之라라
曼差等은 卽無差等이라 作僈者는 借字耳라 富國篇曰 墨子將上功勞苦하여 與百姓均事業하고 齊功勞하리라하니 正所謂無差等也라
故下文云 曾不足以容辨異하고 縣君臣이라하니라 楊以僈爲輕慢하니 亦失之라
성과와 노동을 숭상하고 검약을 중시하면서 차별과 등급이 없어
注
양경주楊倞注:공용功用은 성과와 노동이다. 태大는 ‘태太’로 읽는다. 성과와 노동을 최상으로 여기면서 지나치게 검약하는 것을 말한다. 만僈은 ‘경輕(가볍다)’의 뜻이다. 차별과 등급을 경시하는 것은 군신 상하君臣 上下가 똑같이 노동하기를 추구하는 것을 이른다.
○왕염손王念孫:상上은 ‘상尙(숭상하다)’과 같다. 대大 또한 ‘상尙’의 뜻이니, 검약을 존중하는 것을 이른다. ≪예기禮記≫ 〈표기表記〉에 “군자부자대기사 부자상기공君子不自大其事 不自尙其功(군자는 그가 한 일을 스스로 과시하지 않고 그의 성과를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다.)”이라고 하여, ‘대大’와 ‘상尙’을 또한 아울러 말하였다.
〈성악편性惡篇〉의 “대제신이경화재大齊信而輕貨財(중정中正과 신의를 중시하고 재물을 하찮게 여긴다.)”와,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은공隱公 3년의 “고군자대거정故君子大居正(그러므로 군자는 정도를 따르는 것을 중시한다.)” 등이 모두 이 ‘대大’자와 같은 뜻이다. 양씨楊氏는 대大를 ‘태太’로 읽어 검약을 지나치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잘못되었다.
만僈은 ‘만曼’으로 읽는다. ≪광아廣雅≫에 “만曼은 ‘무無(없다)’의 뜻이다.”라고 한 것과, ≪법언法言≫ 〈과견편寡見篇〉의 “만시위야曼是爲也(이와 같은 행위는 없어야 한다.)”와, 〈오백편五百篇〉의 “행유지야 병만지야行有之也 病曼之也(행동이 자유로워 덕이 있고 행동이 통제를 받아 덕이 없다.)” 등은 모두 ‘무無’가 ‘만曼’으로 표기된 것들이다.
≪
문선文選≫ 〈
사자강덕론四子講德論〉에 “
공가무인 공수불능이착 단현만증 포저불능이사空柯無刃 公輸不能以斲 但懸曼矰 蒲苴不能以射(도끼자루만 있고 도끼날이 없다면 솜씨 좋은
공수반公輸般도 목재를 깎아낼 수 없고 시위만 걸려 있고 화살이 없다면 명사수
포저자蒲苴子도 나는 새를 쏠 수 없다.)”라고 하였는데, 그곳의 ‘
만曼’ 또한 ‘
무無’의 뜻이다.
注+이선李善 주에는 ‘만曼’을 ‘장長(길다)’자의 뜻이라고 하였으니, 이는 잘못되었다.
‘만차등曼差等’은 곧 ‘무차등無差等’이다. ‘만僈’으로 된 것은 가차假借한 것일 뿐이다. 〈부국편富國篇〉에 “묵자장상공로고 여백성균사업 제공로墨子將上功勞苦 與百姓均事業 齊功勞(묵자墨子는 성과와 노동을 중시하여 백성들과 평등하게 일하고 성과와 노동을 똑같이 적용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곧 이른바 ‘무차등無差等’이다.
그러므로 아래 글에 “애당초 사람들 상호간이 다른 점이 허용되지 않고 군신간의 등급이 차이 나지 않는다.”라 하였다. 양씨楊氏는 ‘만僈’을 경시한다는 뜻으로 풀이하였으니, 이 또한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