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 : ‘㳅’는 옛날의 ‘유流’자이다.
옛 성왕聖王의 도덕이 백성에 대해 풍족하게 해준 은혜가 두텁다는 것을 말한다.
거룩한 업적이 매우 오래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 학의행郝懿行 : ‘온溫’은 ‘온蘊’자와 같으니, ‘온蘊’은 쌓는다는 뜻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온리생얼薀利生孼(이익을 쌓는 것은 재앙을 빚어낼 수 있다.)”이라고 한 것이 경전經典에는 일반적으로 ‘온蘊’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온溫’으로 된 것도 모두 가차자假借字일 뿐이다.
예컨대 《예기禮記》 〈예기禮器〉에 “온지지야溫之至也(온후함이 지극한 것이다.)”의 ‘온溫’을 ‘온蘊’으로 읽으니, 이것이 또 그 사례이다.
왕인지王引之 : 양씨楊氏는 ‘성盛’을 무성하다는 뜻의 ‘성盛’으로 읽었으니, 틀렸다.
‘
성盛’은 ‘
성成’으로 읽어야 하니, ‘
성成’ 또한 ‘
공功’이란 뜻이다.
注+《이아爾雅》에 “‘공功’은 ‘성成’자의 뜻이다.”라고 하고, 《대대례기大戴禮記》 〈성덕편盛德篇〉에 “능성덕법자위유공能成德法者爲有功(능히 인덕仁德의 예법을 완성한 것을 공적이 있다고 한다.)”이라고 하였으며, 《주례周禮》 〈주관周官 전부공典婦功〉에 “추헌공秋獻功(가을철에 작업성과를 바친다.)”이라고 하고, 〈고인稾人〉에 “추헌성秋獻成(가을철에 완성된 것을 바친다.)”이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성成’과 ‘공功’이 뜻이 같다는 증거이다.
‘요姚’는 이 또한 멀다는 뜻이니, 그 공적이 매우 장구한 것을 말한다.
‘성成’과 ‘성盛’은 옛날에 동일한 소리로서 통용하였다.
《
주역周易》 〈
설괘전說卦傳〉에 “만물을 마무리 짓고 만물을 시작하는 것은
간괘艮卦보다 ‘
성盛’한 것이 없다.[終萬物始萬物者 莫盛乎艮]”라고 하였는데, 이는 ‘
간괘艮卦가 이루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다[莫成乎艮]’는 것을 말한 것이다.
注+‘막성호간莫成乎艮’은 곧 ‘이루는 것에 있어서는 간괘艮卦를 말한다.’는 뜻이다. 이에 관한 설명은 《경의술문經義述聞》에 보인다.
《
여씨춘추呂氏春秋》 〈
회과편悔過篇〉에 “우리가 수천 리를 행군하여 사람들을 습격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아직 도착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이미 〈습격할 것을〉 알고 있으니, 이 때문에 그 대비가 반드시 이미 ‘
성盛’할 것이다.[我行數千里以襲人 未至而人已先知之矣 此其備必已盛矣]”라고 하였는데, 이는 그 대비가 이미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注+고유高誘의 주에 “‘성盛’은 강성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틀렸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성상지위건成象之謂乾(象을 이루는 것을 건乾이라 이른다.)”이라고 하였는데, 촉재본蜀才本에는 ‘성成’이 ‘성盛’으로 되어 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장공莊公 8년에 “사급제사위성師及齊師圍郕(우리 군대와 제齊나라 군대가 성郕을 포위하였다.)”으로 되어 있는 것을,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는 ‘성郕’이 ‘성成’으로 되어 있고, 은공隱公 5‧10년과 문공文公 12년에는 모두 ‘성盛’으로 되어 있다.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금왕사성교수사어한今王使成橋守事於韓(지금 왕께서 성교成橋를 한韓나라로 보내 국사를 감독하는 요직을 담당하게 하였다.)”으로 되어 있는 것을, 《사기史記》 〈춘신군전春申君傳〉에는 ‘성成’이 ‘성盛’으로 되어 있다.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에 “칠왈일주七曰日主 사성산祠成山(일곱 번째 신위神位는 일주日主라 하니 성산成山에서 제사를 지낸다.)”으로 되어 있는 것을, 《한서漢書》 〈교사지郊祀志〉에는 ‘성成’이 ‘성盛’으로 되어 있다.
〈왕패편王霸篇〉에 “〈군주는〉 한 사람의 재상을 선택하고 한 벌의 법제를 선포하고 한 가지 이념을 천명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모든 것을 아울러 통치하고 모든 것을 아울려 통찰함으로써 앉아서 그 ‘
성盛’을 살펴본다.[論一相 陳一法 明一指 以兼覆之 兼炤之 以觀其盛]”라고 하였는데, 이는 그 성공을 살펴보는 것을 말한 것이다.
注+양씨楊氏의 주에 “‘성盛’은 ‘성成’으로 읽는다.”라고 하였다.
〈신도편臣道篇〉에 “슬기로운 군주는 어진 사람을 높이고 재능 있는 사람을 부려 그 ‘성盛’을 누리고, 어리석은 군주는 어진 사람을 시기하고 재능 있는 사람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공적을 묻어버린다.[明主尙賢使能而饗其盛 闇主妬賢畏能而滅其功]”라고 하였는데, ‘성盛’은 ‘성成’으로 읽어야 한다.
‘
성成’ 또한 ‘
공功’이란 뜻이다.
注+양씨楊氏의 주에 “‘성盛’은 큰 업적을 말한다.”라고 하였으니, 잘못되었다.
그러므로 《설원說苑》 〈신술편臣術篇〉에 “상현사능이향기공上賢使能而享其功(어진 사람을 높이고 재능 있는 사람을 부려 그 공을 누린다.)”이라고 하였다.
〈정명편正名篇〉에 “마음이 근심스럽고 두려우면 입에 고기를 물고 있더라도 그 맛을 모르고, 귀로 악기소리를 듣더라도 그 가락을 모르고, 눈으로 비단 꽃무늬를 보더라도 그 모양을 모르고, 가볍고 따뜻한 옷을 입고 대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몸이 편안한 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므로 만물의 아름다운 것을 누리더라도 마냥 근심스럽고, 만물의 이익을 차지하더라도 마냥 해로울 뿐이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아름다운 것이 도리어 근심을 이루고, 이로운 것이 도리어 손해를 이룬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