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謝本從盧校하여 抑亦變化矣 作仰易變化하고 注多仰易反易也五字라
盧文弨曰 正文仰易變化 宋本作抑亦變化矣하고 無仰易反易也五字注라 今從元刻하니라
郝懿行曰 厭者는 合也라 倉頡篇云 伏合人心曰厭이라하고 周語克厭天心의 韋昭注에 厭은 合也라하니 此厭字本義라
其音一剡切이라 楊注厭然은 順從之貌는 義猶近之나 其音一涉反則非라
厭字는 古有二音二義라 說文에 厭은 笮也라하니 笮者는 迫也라 此厭音於輒切이라
一曰合也라하니 此厭音一剡切이라 荀書此厭訓合이라 此篇下云 猒猒兮其能長久也라하니 猒卽厭之假借라
楊氏訓爲猒足이라하여 失其義也라 王霸篇云 厭焉有千歲之固라하니 亦與此厭音義俱同이라
楊注引禮記曰見君子而後厭然의 鄭注厭은 讀爲黶이니 黶은 閉藏貌하니 楊蓋不知假借之義라
鄭欲借厭爲黶이라 故訓閉藏이라 荀書之厭은 自用本義하고 無取閉藏하니 何必依鄭讀厭爲黶邪아
王念孫曰 抑亦變化矣는 宋呂錢本幷如是하고 世德堂本同이라
承上文而言으로 言周公以枝代主하고 君臣易位하며 然後反籍於成王하여 以明枝主之義라
其事抑亦變化矣나 然而天下晏然如一也라 抑亦變化矣五字는 不須注釋이라 故楊氏無注라
元刻抑亦變化矣 作仰易變化하고 而妄爲之注曰 仰易는 反易也라하니라 案諸書無謂反易爲仰易者라 盧從元刻은 非라
又曰 厭然은 安貌라 字本作懕하니 或作猒하고 又作愔이라 方言曰 猒은 安也라하고 說文曰 懕은 安也라하며 玉篇音於廉切이라
爾雅曰 懕懕은 安也라하고 秦風小戎篇厭厭良人에 毛傳曰 厭厭은 安靜也라하며 小雅湛露篇厭厭夜飮이 韓詩作愔愔이라
昭十二年左傳祈招之愔愔에 杜注曰 愔愔은 安和貌라하니 皆其證也라
下文曰 猒猒兮其能長久也라하고 王霸篇曰 厭焉有千歲之固라하며 正論篇曰 天下厭然하여 與鄕無以異也라하니 義幷與此同이라
乃楊注於天下厭然猶一
엔 則云厭然
은 順從之貌
라 一涉反
注+正論篇注又云順服之貌라하나 古皆無此訓이라이라하고 於猒猒兮其能長久
엔 則云猒
은 足也
라하며
於厭焉有千歲之固엔 則云厭은 讀爲黶이라 黶然深藏하여 千歲不變改라하니 皆由不知厭之訓爲安이라 故望文生義而卒無一當矣라
先謙案 宋本作抑亦變化矣 是也라 今依王說改正하니라 厭然은 王說是라
注
양경주楊倞注:엽연厭然은 순종하는 모양이다. 〈엽厭은 음이〉 일一과 섭涉의 반절反切이다.
○사본謝本은 노교본盧校本에 따라 ‘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가 ‘앙이변화仰易變化’로 되어 있고, 양씨楊氏의 주에 ‘앙이반이야仰易反易也’라는 다섯 자가 더 있다.
노문초盧文弨:본문의 ‘앙이변화仰易變化’가 송본宋本에는 ‘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로 되어 있고, ‘앙이반이야仰易反易也’라는 다섯 자의 양씨楊氏 주가 없다. 여기서는 원각본元刻本을 따랐다.
학의행郝懿行:염厭이란 ‘합合(합하다)’의 뜻이다. ≪창힐편倉頡篇≫에 “인심에 부합한 것을 ‘염厭’이라 말한다.”라 하고, ≪국어國語≫ 〈주어周語〉에 “극엽천심克克厭天心(능히 천심에 부합하였다.)”의 위소韋昭 주에 “엽厭은 ‘합合’의 뜻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염厭’자의 본뜻이다.
그 음은 일一과 염剡의 반절反切이다. 양씨楊氏의 주에 “엽연厭然은 순종하는 모양이다.”라고 한 것은 뜻이야 그런대로 가깝지만 그 음을 일一과 섭涉의 반절反切이라고 한 것은 틀렸다.
‘염厭’자는 옛날에 두 가지 음과 두 가지 뜻이 있었다. 하나는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엽厭은 ‘착笮(누르다)’의 뜻이다.”라고 하였는데, 착笮이란 ‘박迫(가까이하다)’의 뜻이다. 이 경우 ‘엽厭’은 음이 어於와 첩輒의 반절反切이다.
또 하나는 “‘합合’의 뜻이다.”라고 하였으니, 이 경우의 ‘염厭’은 음이 일一과 염剡의 반절反切이다. ≪순자荀子≫에서는 이 ‘염厭’이 ‘합合’자의 뜻이다. 이 편 아래(8-99)에 “염염혜기능장구야猒猒兮其能長久也(편안하여 평온함이 오래갈 수 있다.)”라고 하였는데, ‘염猒’은 ‘염厭’의 가차자假借字이다.
그런데 양씨楊氏는 ‘염猒’을 만족의 뜻으로 풀이하여 그 뜻을 잘못 말하였다. 〈왕패편王霸篇〉에 “염언유천세지고厭焉有千歲之固(평온하게 천 년을 내려온 국가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그 또한 이곳의 ‘염厭’자와 음과 뜻이 같다.
그런데 양씨楊氏의 주는 ≪예기禮記≫ 〈대학大學〉에 “견군자이후염연見君子而後厭然(군자를 본 뒤에 그의 본색을 덮어 숨긴다.)”이라고 한 곳의 정현鄭玄 주에 “염厭은 ‘암黶(감추다)’으로 간주해 읽어야 하니, 암黶은 닫고 감추는 모양이다.”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으니, 양씨楊氏는 대체로 그것이 가차假借한 글자의 뜻임을 몰랐던 것이다.
정현鄭玄이 ‘염厭’을 가차假借하여 ‘암黶’으로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에 ‘닫고 감추는 뜻’이라고 했던 것이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염厭’은 본디 본뜻을 사용하였고 감춘다는 뜻을 취한 경우가 없으니, 어찌 굳이 정현鄭玄이 ‘염厭’을 ‘암黶’으로 간주해 읽어야 한다고 한 것을 따를 이유가 있겠는가.
왕염손王念孫:‘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는 송 여宋 呂‧전본錢本에 모두 이와 같고 세덕당본世德堂本도 동일하다.
윗글을 이어받아서 한 말로 ‘주공周公이 지자枝子로 적장자嫡長子를 대신하고 군주와 신하가 자리를 바꿨으며 그런 뒤에 왕위를 성왕成王에게 돌려주어 지자枝子와 적장자嫡長子 사이의 도리를 밝혔다.
이처럼 상황이 변하고 달라졌지만 천하가 한결같이 평온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 다섯 자는 굳이 주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양씨楊氏의 주가 없다.
그런데 원각본元刻本에는 ‘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가 ‘앙이변화仰易變化’로 되어 있고 함부로 그 주를 달기를 “앙이仰易는 ‘반이反易(도리어 쉽다)’의 뜻이다.”라고 하였다. 살펴보건대, 모든 글에서 ‘반이反易’를 ‘앙이仰易’로 표현한 경우는 없다. 노씨盧氏가 원각본元刻本을 따른 것은 잘못된 것이다.
왕염손王念孫:염연厭然은 편안한 모양이다. 이 글자는 본디 ‘염懕(편안하다)’으로 쓰는데, 간혹 ‘염猒’으로 쓰고 또 ‘음愔’으로 쓰기도 한다. ≪방언方言≫에 “염猒은 편안하다는 뜻이다.”라 하고,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염懕은 편안하다는 뜻이다.”라 하였으며, ≪옥편玉篇≫에 그 음이 어於와 렴廉의 반절反切로 되어 있다.
≪이아爾雅≫에 “염염懕懕은 편안하다는 뜻이다.”라 하고, ≪시경詩經≫ 〈진풍 소융편秦風 小戎篇〉의 ‘염염량인厭厭良人(편안하고 조용해 선량한 사람)’에서 〈모전毛傳〉에 “염염厭厭은 편안하고 조용하다는 뜻이다.”라 하였으며, 〈소아 담로편小雅 湛露篇〉에서 ‘염염야음厭厭夜飮(평온하고 즐거운 밤중의 연회)’의 〈염염厭厭이〉 ≪한시외전韓詩外傳≫에는 ‘음음愔愔’으로 되어 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12년의 ‘기초지음음祈招之愔愔(기초祈招의 침착하고 온화함)’에서 두예杜預의 주에 “음음愔愔은 편안하고 온화한 모양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들이 모두 그 증거이다.
아래 글에 ‘염염혜기능장구야猒猒兮其能長久也’라 하고, 〈왕패편王霸篇〉에 ‘염언유천세지고厭焉有千歲之固’라고 하였으며, 〈정론편正論篇〉에 ‘천하염연 여향무이이야天下厭然 與鄕無以異也(천하가 평온하여 지난날과 다른 점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하였으니, 그 뜻이 모두 여기의 경우와 같다.
그런데
양씨楊氏의 주는 ‘
천하엽연유일天下厭然猶一’에서는 “
엽연厭然은 순종하는 모양이다. 〈
엽厭은 음이〉
일一과
섭涉의
반절反切이다.”라 하고,
注+〈정론편正論篇〉의 주에 또 “〈엽연厭然은〉 순응하고 복종하는 모양이다.”라고 하였으나, 고서古書에는 모두 이 뜻이 없다. ‘
염염혜기능장구猒猒兮其能長久’에서는 “
염猒은 만족스럽다는 뜻이다.”라 하며,
‘염언유천세지고厭焉有千歲之固’에서는 “염厭은 암黶으로 간주해 읽어야 한다. 덮여 깊이 숨겨져서 천년토록 바뀌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이 모두 염厭이 편안하다는 뜻임을 몰랐기 때문에 글자만 보고 대강 뜻을 짐작한 것으로서 결국 하나도 들어맞는 것이 없다.
선겸안先謙案:송본宋本에 ‘억역변화의抑亦變化矣’로 되어 있는 것이 옳다. 여기서는 왕씨王氏의 설에 따라 바로잡았다. 염연厭然은 왕씨王氏의 설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