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 盧文弨曰 淮南子主術訓에 人之性은 莫貴於仁하고 莫急於智라 兩者爲本而加之以勇力辨慧捷疾劬錄이라하니 正與此軥錄疾力語相似라
魯頌閟宮箋云 敦은 治也라하고 孟子公孫丑篇使虞敦匠事라하니 謂治匠事也라
襄二十五年左傳의 子木使庀賦와 魯語子將庀季氏之政焉에 韋杜注竝云 庀는 治也라하니라
鄭司農讀爲庀라하고 大司馬比軍衆 比或作庀하니 是庀與比通이라
彊國篇敦比於小事 義與此同이어늘 楊注以爲精審躬親하니 亦失之라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에게〉 공손하여 매우 성실하며 부지런히 있는 힘을 다해, 자기가 하는 일에 종사하고 감히 태만하거나 오만하지 않는 것은, 곧 일반백성이 따뜻하게 입고 배불리 먹으면서 장수를 누리고 형벌을 면하는 이유이다.
注
양경주楊倞注 : ‘구軥’는 ‘구拘(잡다)’자와 같다.
‘질력疾力’은 속도를 내어 일하는 것을 이른다.
‘돈敦’은 ‘후厚’자의 뜻이고, ‘비比’는 ‘친親’자의 뜻이다.
○ 노문초盧文弨 :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인지성人之性 막귀어인莫貴於仁 막급어지莫急於智 양자위본이가지이용력변혜첩질구록兩者爲本而加之以勇力辨慧捷疾劬錄(사람의 성정性情은 인仁보다 더 진귀한 것이 없고, 지혜보다 더 절실한 것이 없다. 이 두 가지를 근본으로 삼고 거기에다 용기와 힘, 유려한 언변과 지혜, 그리고 일처리가 민첩하고 또 부지런히 전력을 다하는 점들을 추가해야 한다.)”이라고 하였으니, 곧 이곳의 ‘구록질력軥錄疾力’이란 말과 서로 비슷하다.
‘구록軥錄’은 대체로 육체를 수고롭고 고달프게 한다는 뜻이다.
‘효제원각孝弟原慤’은 행실로 말한 것이고, ‘구록질력軥錄疾力’은 처사로 말한 것이다.
그런데 양씨楊氏는 이것을 자기를 단속한다는 뜻인 ‘구록拘錄’이라 하였으니, 틀렸다.
학의행郝懿行 : ‘원原’은 ‘원愿’과 같으니, ‘원原’과 ‘각慤’은 모두 삼간다는 뜻이다.
‘구軥’는 ‘국局’과 같고, ‘녹錄’은 ‘녹逯’과 같다.
‘녹逯’이란 행동이 신중하여 조심한다는 뜻이다.
〈군도편君道篇〉에는 ‘구록拘錄’으로 되어 있다.
왕인지王引之 : ‘돈敦’과 ‘비比’는 모두 ‘치治’의 뜻이다.
《시경詩經》 〈노송魯頌 비궁閟宮〉의 전箋에 “‘돈敦’은 다스린다는 뜻이다.”라고 하고,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하下〉에 ‘사우돈장사使虞敦匠事’라 하였는데, 이는 관곽을 만드는 일을 맡아 처리하게 한 것을 이른다.
‘비比’는 ‘비庀(다스리다)’로 읽어야 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5년의 “자목사비부子木使庀賦(子木이 그에게 조세징수를 맡아 다스리게 하였다.)”와, 《국어國語》 〈노어魯語〉의 “자장비계씨지정언子將庀季氏之政焉(그대는 장차 계손씨季孫氏의 가정家政을 다스릴 것이다.)”에서, 위소韋昭와 두예杜預의 주는 모두 “‘비庀’는 다스린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주례周禮》 〈주관周官 수사遂師〉에서 “비기위적庀其委積(그 물자를 갖춘다.)”의 주에 “옛 서체는 ‘비庀’를 ‘비比’로 쓴다.
정사농鄭司農(鄭衆)은 〈‘비比’를〉 ‘비庀’로 읽어야 한다고 했다.”라고 하고, 《주례周禮》 〈하관夏官 대사마大司馬〉에서 “비군중比軍衆(병사들을 갖춘다.)”의 ‘비比’가 간혹 ‘비庀’로 되어 있기도 하니, 이는 ‘비庀’와 ‘비比’가 통용된다는 증거이다.
‘돈비기사업敦比其事業’은 그 사업을 다스린다고 말한 것과 같다.
〈강국편彊國篇〉에 ‘돈비어소사敦比於小事’라고 한 뜻도 이곳의 경우와 같은데, 그곳의 양씨楊氏 주에 “정밀하게 살피는 것을 몸소 직접 하는 것이다.[精審躬親]”라고 하였으니, 그 또한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