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양경주楊倞注:혜惠는 ‘순順(순하다)’의 뜻이다.
○왕염손王念孫:혜惠는 마땅히 ‘급急’이 되어야 하니 글자가 잘못된 것이다. ‘심찰이불급甚察而不急’은, 그 논변이 비록 매우 분명하지만 실제에 적용하기에는 요긴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기 때문에 아래 문구(6-25)에 “변이무용辯而無用(지혜롭지만 쓸모가 없다.)”이라고 하였다.
아래 글(6-56, 57)에 말한 “무용이변 불급이찰無用而辯 不急而察(쓸모가 없지만 지혜롭고 요긴하지 않지만 분명하다.)”의 ‘급急’자 또한 ‘혜惠’로 잘못되어 있다. 〈천론편天論篇〉에 “무용지변 불급지찰無用之辯 不急之察(쓸모없는 지혜와 요긴하지 않은 분명한 말)”이라 한 것과,
〈성악편性惡篇〉에 “잡능방백이무용 석속수숙이불급雜能旁魄而無用 析速粹孰而不急(특이한 기술이 많고 광범위하더라도 쓸 데가 없으며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빠르고 복잡한 말을 전개하는 것이 능숙하더라도 요긴하지 않다.)”이라고 한 경우가 모두 그 분명한 증거이다. 양씨楊氏는 ‘혜惠’의 뜻을 ‘순順’이라 하였으니, 잘못되었다.